공적개발원조(ODA) 전문기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창업기업 양성기관으로 변신하고 있다.
정부주도 무상공여 방식의 한계에서 탈피해 기후변화, 환경오염, 빈곤 등 복잡한 개발도상국 난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5일 코이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시 코이카 본부에서 '리턴 프로그램 펠로우 IR 데이' 행사를 개최했다.
리턴 프로그램은 코이카 봉사단원·인턴 등 해외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청년(코이카 글로벌인재)들이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할 경우 창업 아이템 발굴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IR 데이 행사는 창업 청년들이 사업을 홍보하고 투자를 유치하도록 연계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은 다양한 코이카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청년들이 단순히 봉사경력을 쌓거나 이를 기반으로 해외기업·국제기구에 취업하는 것을 넘어 창업을 통해 개도국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도 창출해 개발협력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코이카는 지난 2022년 리턴 프로그램 IR 데이 첫 해에 총상금 4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올해에는 총상금을 3000만원으로 늘려 사업의 규모를 키웠으며 이날 행사에서만 총 7개 창업기업이 지원대상에 선정됐다.
대상을 수상한 '티에이비'는 휴대가 가능한 간이 정수기 및 자외선 살균기를 개발, 전기·상수도시설이 부족한 개도국 주민들이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그린굿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라오스 소규모 농가의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솔루션을 개발했고, 우수상을 받은 '이노큐브하우스'는 필리핀 빈곤층을 위한 재조립형 모듈러 건축기술을 선보였다.
코이카는 코이카 글로벌인재 출신 창업가들이 더 많이 배출되도록 리턴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창업단계별 맞춤 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외교부 산하 코이카는 올해 들어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스타트업 지원에 더욱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코이카는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기술보증기금과 협업해 중기부 대표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TIPS)'과 코이카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을 연계한 지원사업에 착수, 부처간 협업의 모범사례도 보여주고 있다.
CTS 프로그램은 국내 스타트업, 소셜벤처 창업가들이 아동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보급 등 기존 정부주도 대외원조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이카가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이다.
이밖에 코이카는 올해 들어 '코이카 프로젝트 봉사단', '청년중기봉사단' 등의 해외파견 봉사단의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파견 규모도 확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청년들의 일 경험을 넓히는데 힘쓰고 있다.
코이카 관계자는 “리턴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예비·초기 창업가들이 라오스, 몽골, 탄자니아 등에서 현지 주민 삶의 질 개선, 국가간 우호 협력관계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며 “코이카는 기업들이 창의적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하고자 하는 노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