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헬스케어기업 휴온스그룹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한다.
미국의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에 발맞춰 국내 정치권이 CDMO 산업육성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휴온스그룹이 CDMO 사업을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지 주목된다.
10일 휴온스그룹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 휴온스는 지난 5일 국내 바이오의약품 제조기업 '팬젠'과 143억원을 투자해 팬젠의 주식 265만주를 취득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3일 주식취득이 완료되면 휴온스는 팬젠의 지분 31.53%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며 팬젠은 다음달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휴온스에 경영권을 이전하고 휴온스의 종속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사 팬젠은 유전자재조합 방식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의약품 생산용 세포주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휴온스는 점안제 등 일부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번 팬젠 인수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R&D 역량을 높여 위탁개발(CDO)를 아우르는 CDMO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휴온스그룹은 팬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계열사 휴온스랩이 개발 중인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의 CDMO에 나설 예정이다.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는 항체의약품,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을 정맥주사 제형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데 사용되는 약물확산제로, 휴온스그룹은 오는 2027년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가 만료되는 미국시장 진출 등을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휴온스그룹은 휴온스,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계열사를 통해 관절염치료제, 퇴행성질환치료제, 보툴리눔톡신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는 만큼 팬젠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의 CDMO 사업 진출은 CDMO 사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최대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바이오기업의 미국 내 사업을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을 이르면 올해 중 제정할 전망이다.
이를 우리 CDMO 기업의 미국 진출 기회로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등 정치권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CDMO 기업을 지원하는 가칭 '바이오의약품 CDMO기업 지원 특별법' 발의를 논의 중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중 CDMO 자회사를 설립해 내년부터 CDMO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며, 미국 현지에 CDMO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바이오로직스(뉴욕주 시러큐스 생산시설)와 차바이오텍(텍사스주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 생산시설) 역시 미국의 중국 견제 움직임에 힘입어 미국 내 CDMO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 휴온스그룹이 연매출 70억원대의 팬젠 인수와 CDMO 사업 확대를 통해 내년 창립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휴온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758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8000억원대 매출이 전망된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팬젠의 자회사 편입을 통해 매출 증가를 이루고 바이오의약품 CDMO 신규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가족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이끌어 바이오의약품 역량을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