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텍코리아 임시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현 경영진과 이학철 유진오토텍 대표 양 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현 경영진이 안건으로 낸 정관변경이 현실화된다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 희석 우려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캐스텍코리아는 오는 14일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 선임의 건 등이 부의됐다.
정관 변경의 건에서 핵심은 1-2호 의안인 발행예정 주식총수 확대의 건과 1-3호 의안인 신주인수권의 제3자 배정 한도 확대의 건이다. 상반기 말 기준 캐스텍코리아는 2452만주를 발행, 현재 정관 기준으로는 548만주를 발행 가능하다. 현 경영진은 이를 1억주로 늘려, 증자 여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신주인수권 배정 한도 확대도 궤를 같이 한다.
해당 안건은 기존 주주들에게는 지분 희석 우려가, 반면 현 경영진에게는 양수도 거래에 자본거래를 섞을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한다. 신주와 신주인수권 발행 한도를 늘렸기에 다양한 자본구조를 둔 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경영권 매각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만약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질 경우, 기존 주식은 희석될 우려가 크다. 윤 회장의 지분으로는 양수자가 경영권을 불안하게 확보하기에 3자 배정으로 지분율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상원 캐스텍코리아 회장은 두 차례 매각을 시도한 이력이 있다. 2018년과 2021년 진행된 매각 건은 각각 양수자의 대금미지급으로 계약이 해제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지분이 희석된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고, 만약 구주 매각이 100%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존 주주들은 오버행 리스크도 맞닥드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사 및 감사 선임의 건이다. 현재 캐스텍코리아는 윤상원 회장과 이학철 유진오토텍 대표는 입장이 다른 상태다.
지난 3월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진에 합류한 이 대표는 캐스텍코리아의 체질을 더욱 개선하기 위해 추가적인 이사 및 감사 선임을 하기 위해 주주제안을 했다.
이 대표는 이사진에 합류한 이후 캐스텍코리아의 기업 효율화를 위해 인건비 절감, 임원들의 적절한 급여 수령에 힘썼다. 당시 캐스텍코리아는 4년 연속 적자였고, 이를 위해 주주들에게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운영비와 채무상환자금으로 쓰였기에 기존 주주들은 미래 희망을 품는 투자가 아닌 회사의 적자와 향후 적자를 사실상 보전해준 셈이다.
하지만, 캐스텍코리아의 전반적인 골격을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매출액은 831억원으로 전년 동기(939억원) 대비 11.6% 하락했다. 손실폭은 다소 줄었으나 영업손실 규모는 39억원으로 올해도 연간 적자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학철 대표는 “이사진에 합류하고 일정 부분의 변화는 이끌어냈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추가적인 이사와 감사 선임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 회장은 이를 저지할 뿐만 아니라 사내이사에 두 명을 추가적으로 선임 이사회 장악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주주총회, 어떻게 진행될까?
상반기 말 공시 기준 윤 회장의 지분율은 16.8%에 불과하다.
반면 이 대표 측은 5일 기준 32.68%에 육박한다. 현 경영진의 두 배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상태이다. 이 대표가 최초로 공시한 23년 12월 당시 그는 지분 5%를 보유한 상태였으나, 추가적인 장내 매수 및 우호 세력을 확보하며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통상적으로 현 경영진이 우호지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주주총회에서는 윤 회장 지지율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두 배가 넘는 지분율 차이는 넘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기에 주주총회는 복잡한 국면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현 경영진은 이 대표와 우호적이라 보긴 어렵다. 현 경영진은 “권유자(이학철 대표)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악용해오고 있다"면서 “올 1월 권유자는 소액주주들을 개인적으로 접촉해 공동보유자들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당사의 경영진과 임직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주주서신을 발송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유자는 어떠한 근거도 대지 못하면서 현 경영진을 사리사욕을 채우는 비도덕적인 경영자라고 헐뜯었다"면서 “현 경영진을 비방만 할 것이 아니라 회사와 주주 전체를 위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에 굵직한 경력이 있는 리앤모어그룹을 의결권 대리행사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태훈 대표가 이끄는 리앤모어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방어 자문을 성공한 이력이 있는 곳이다. 또한 국내외 기관투자가 및 국내 주주에 대한 의결권확보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ISS CS의 협력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