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을 먹고 자란 푸른 나뭇잎이 가을이 되면 감추었던 색을 뿜어낸다.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다.
김천에서 시작한 공직생활, 대구와 서울을 거쳐 고향에 돌아왔더니 어느새 나는 중년이 되어 있었다. 돌아보면 청춘은 몹시 짧았다. 어쩌면 청춘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지나간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삶에 대해 더 많은 걸 생각하게 된다. 남은 시간을 보람 있게 살아야 할 텐데, 생각이 자꾸만 깊어진다.
'연어'가 그러하듯 다음 세대를 위해서 준비하는 게, 내게는 의미 있는 삶인 것 같다. 힘들었지만 노력하면 미래가 보장되었던 우리 세대는 그런대로 살만했다.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많은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직장 구하기가 힘들고, 삶이 너무 팍팍해 결혼과 집 장만을 포기한다니 그 불만이 이해된다.
내가 국가의 일을 하는 공무원으로 살아왔기에, 그들에 대한 빚진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일들을 생각하니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또 다른 길이 보인다. 분명 새로운 길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면, 소나무의 푸르름은 더 짙어진다. 내 삶도 조금씩 단풍이 들어가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게 아름다운 것이라 했다. 우리 후손의 빛나는 청춘을 위해, 그리고 우리의 멋진 가을을 위해, 한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겠다. 젊은 청춘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