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최강 경주마로 등극한 '글로벌히트'가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경마대회 '두바이월드컵'에 여성기수 김혜선 기수와 함께 출전한다.
24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글로벌히트(마주 김준현)와 김혜선 기수는 내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메이단경마장에서 열리는 두바이월드컵 출전을 위해 내년 1월께 두바이 원정길에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히트는 오는 12월 1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를 끝으로 올해 한국경마 출전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초 두바이로 출국, 김혜선 기수와 함께 현지 적응훈련을 거쳐 예선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14일 마사회는 두바이월드컵 출전마 지원을 위한 '출전마선정위원회'를 개최, 글로벌히트의 2025년 두바이월드컵 단독 출전을 발표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글로벌히트는 국내에서는 적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명마"라며 “글로벌히트가 두바이월드컵을 시작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을 펼치며 국위선양할 수 있도록 마사회가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레이팅 1위 경주마 첫 출전…'국산마-여성기수' 조합도 눈길
두바이월드컵은 1996년 창설된 총상금 1200만달러(약 160억원)의 국제경마대회로 사우디컵(총상금 2000만달러)과 함께 상금기준 세계 1·2위 경마대회로 꼽힌다.
아랍에미리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슬람국가로 자국내 마권발매(베팅)를 금지하고 있지만 해외 경마관광객 유치를 위해 매년 거액을 들여 국제경마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베팅도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해 왔으며 2019년 한국 경주마 '돌콩'이 예선전과 준결승전을 모두 통과하고 본선에 진출해 1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글로벌히트와 김혜선 기수의 두바이월드컵 출전은 한국에서 태어난 국산마와 여성기수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히트는 지난 2020년 제주 연학목장에서 태어난 국산 경주마로 2022년 부산경남경마장에서 열린 데뷔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해 데뷔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대통령배 등 4개의 대상경주(상금·승점 등이 큰 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 한국 최강 경주마로 자리잡았다. 현재 누적 승점 1위를 달리며 오는 12월 마사회가 선정하는 '2024년 한국경마 연도대표마' 등극을 사실상 예약해 둔 상태다.
글로벌히트에 기승할 기수로는 여성기수인 김혜선 기수가 발탁됐다.
올해 기수 데뷔 16년차인 김혜선 기수는 국내 최다승 여성기수(현재 통산 423승)로 올해에만 대통령배 등 대상경주 6회를 포함해 총 49회 우승을 차지하며 여성기수 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 기수 중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히트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차지한 6개 대상경주 우승을 모두 김혜선 기수가 기승했을 때 차지해 유독 김혜선 기수와 호흡을 맞출 때 자신의 기량을 가장 잘 발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국내 최고 레이팅(등급)의 경주마가 부상 등 위험부담이 큰 장거리 해외 원정경기 출전에 나선 것은 이번에 글로벌히트가 처음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글로벌히트를 관리하는 방동석 조교사는 “말의 건강이 걱정되지만 마주와 기수 모두 강단있는 결정을 내렸다"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대한민국 연도대표마로서 두바이 원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선 기수는 “기수로서 두바이 메이단경마장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낯선 경주마와 이에 기승한 여자기수의 활약을 통해 중동 현지를 놀라게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마사회는 처음으로 국내 최고 레이팅의 경주마가 두바이월드컵에 출전하는 만큼 전문인력을 동원해 검역, 진료서비스, 물품조달, 현지적응 등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기환 마사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생산하고 키워낸 명마 글로벌히트가 세계무대에서 보여줄 활약상은 경주마 생산농가, 경주마 관계자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