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중인 형제측의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가 오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의 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임 이사 제안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예정대로 임시주총을 개최할 뜻임을 내비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장남 임종윤 이사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는 19일 개최 예정인 한미약품의) 임시주총을 철회하고 모든 주주들의 신뢰회복과 의견수렴을 위한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 이사는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면 주주 신뢰는 물론 회사의 안정적 발전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연기금, 소액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그룹의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예정대로 개최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입장문에서 “(임종윤 이사의) 제안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결과 및 오늘 국민연금 결정 전에 이미 나왔어야 한다"며 “무차별 고소, 고발 등 회사를 혼돈에 빠뜨린 것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해당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와도 사전 협의되어 발표된 것인지 확인이 되어야 한다. 이번 임시주총은 임종훈 대표의 주주제안 형식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임시주총 취소를 검토하거나 번복하기에는 물리적·시간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아울러 이미 의결권을 행사(위임)해 주신 모든 주주들께 매우 면목이 없는 일"이라고 말해 임종윤 이사의 제안을 일축했다.
오는 19일 개최 예정인 한미약품 임시주총은 형제측인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제안에 따라 소집되는 것으로, 형제측과 경영권 분쟁 중인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측 인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한미약품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이와 관련해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 4곳은 지난 10~12일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 반대'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전달했다.
또한 세계최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GL)'도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 지분 9.43%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역시 13일 박재현·신동국 이사 해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해임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약품 지분은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41.42%, 국민연금이 9.43%, 신동국 회장이 7.72%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액주주가 약 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임기가 남아있는 이사의 해임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