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유창훈 교수팀, 조기치료 가능성 주목
CT·MRI 아닌 피검사 사전발견…유럽간학회지 소개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담관이다. 간 속에 있는 부분을 '간 내담관', 간 바깥부터 십이지장까지 연결된 부분을 '간 외담관'이라고 부른다.
간 외담관에 생긴 암은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률이 높은데 피검사로 재발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팀은 15일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순환종양핵산(ctDNA)이 양성인 경우 암이 재발할 위험이 약 4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 내용은 유럽 간학회지 'Journal of Hepa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순환종양핵산은 암세포의 찌꺼기를 말한다. 암세포는 성장하면서 주변 정상 세포를 변형시키는데, 특정 형태로 변형된 유전자 조각 즉 순환종양핵산이 혈액 속에 떠다닌다. 국내외 의료계에서는 최대한 조기에 암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사에 주목하고 있다.
유 교수팀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간외담관암 수술 및 보조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순환종양핵산 분석을 위해 혈액 검사를 받은 89명을 대상으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와 무질병생존율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 전, 보조항암치료 실시 12주 후, 24주 후, 3회에 걸쳐 혈액 검사를 실시한 결과 순환종양핵산이 검출돼 양성인 경우 간외담관암 재발률이 약 4배 높았다.
보조항암치료 중 혈액검사 결과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고, 실제로도 나중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간외담관암이 재발한 11명 중 3명은 재발이 실제로 발견되기 평균 222일 전, 5명은 평균 174일 전에 혈액 검사에서 순환종양핵산이 음성에서 양성으로 전환됐다.
유 교수는 “간외담관암이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높다보니 재발 위험을 더욱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의 필요성이 임상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피검사로 순환종양핵산 검출 여부를 통해 재발 가능성을 초기부터 파악해 선제치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