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바이오 TOP 10 지수, 1년 간 13% 증가
美생보법 기대·R&D·실적 개선 등 호재가 견인
트럼프 2기 불확실성 여전하지만 올해도 기대
지난해 코스피가 내리막을 걸을 때 제약·바이오는 성장 가도를 달린 가운데, 올해도 순항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구개발(R&D)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정치적 불확실성을 이겨낼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30일 KRX 바이오 TOP 10 지수는 2242.49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23년 12월28일 종가 2000.77 대비 13% 늘어난 수준이다.
시가 총액은 38%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현재 KRX 바이오 TOP 10 지수 시가총액은 166조230억원으로 1년 전 121조1110억원 대비 45조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와 시가총액은 각각 9.7%, 8%씩 감소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따른 의료파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정책 우려, 하반기 발생한 계엄 리스크 등 악재가 지속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실제 지난 1년 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63조원이나 줄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실패, 임상 실패 등 부정적인 이슈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의정갈등으로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다. 이에 제약·바이오 지수도 3~4월에 1년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중 미국 생물보안법이 발의되면서 국내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들이 수혜 대상이 될 것이란 기대감과 잇달아 전해진 R&D 소식, 악재 속에서도 개선된 실적 등 호재가 잇따르며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돌아오지만…R&D 글로벌 경쟁력 여전
증권가는 내년 제약·바이오주는 영광을 이어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고 있다. 트럼프 2기로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새로운 임상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인수·합병(M&A) 확대, R&D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는 1월이 변수이나 우량한 CDMO와 R&D 기업에는 여전히 기회가 될 한 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확인한 확실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모멘텀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새로운 우량 펀더멘털 기업을 선별하고 펀더멘털이 약화된 기업은 과감히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신영증권이 제시한 업계 탑픽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녹십자이며, 관심종목으로 꼽은 기업은 SK바이오팜과 바이넥스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되며 섹터에 부정적일 우려가 확산되고, 관세정책 강화로 면제 대상인 의약품까지 확대될 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선 중 뚜렷하지 않았던 헬스케어 관련 정책이 이달 20일 트럼프 정식 취임 이후 자리잡아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2025년 주목할 만한 바이오 3선' 보고서를 통해 디앤디파마텍,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유한양행 등 내년 기대되는 주요 기업들을 소개했다. 이들 기업은 차세대 비만, 알러지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모멘텀을 갖춰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비상장솔루션팀 팀장은 “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유상증자, FDA 허가 실패, 임상 실패 등의 부정적인 소식도 있었지만 국내 신약 R&D 부문 질적 성장이 확인된 해"라며 “올해는 중요한 임상 결과 등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