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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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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배 넘친다" 머스크, 수주 대신 인수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9.24 13:47

해운공룡 머스크 "신규선박 주문 그만"…조선 수주가뭄 장기화

NETHERLANDS/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공급 과잉 장기화 속에 신규 선박 건조 주문을 중단하는 대신 인수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대형 선박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공급 과잉 장기화 속에 신규 선박 건조 주문을 중단하는 대신 인수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 초대형화를 이끌어온 큰 고객을 잃어 가뜩이나 심한 수주 가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을 보유한 덴마크 최대 복합기업 A.P. 묄러-머스크의 미카엘 프람 라스무센 이사회 의장은 전날 코펜하겐 본사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하고 "새 배를 주문하는 것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 배가 너무 많은데 새 배를 주문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그러므로 우리가 성장하려면 인수를 통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배가 시장에 넘쳐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한국 등 아시아 조선소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서 기록을 거듭 경신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대우조선해양에 1만963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메가 컨테이너 선박 11척을 총 18억 달러에 주문했다.

머스크는 2011년에는 대우조선에 1만8000 TEU급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었다.

머스크가 인수를 기다리는 선박은 27척이다. 이는 현재 머스크가 보유한 선박의 12%에 해당한다.

머스크는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 중국의 코스코(중국원양)에 배를 주문했다. 이들 선박은 2017년과 2018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라스무센 의장은 자사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대량 발주한 것이 과거에는 합리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는 이미 주문된 물량이 많고 이와 동시에 세계 무역은 많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12년 역사의 머스크는 전날 회사를 운송·물류와 석유 등 2개로 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력인 해운에서는 인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라스무센은 인수 대상 기업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거부했다. 머스크와 항로가 겹치는 회사는 시너지가 기대되며 그렇지 않은 회사는 머스크 네트워크의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공급 과잉과 무역 둔화로 컨테이너 운임이 추락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인수합병과 동맹 결성에 나서고 있다.

영국 해운 컨설팅기관 드류리는 "운임회복과 연료유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는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번 성수기는 매우 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합병에 나서고 있으며, 장기간의 손실은 더 많은 선사들의 인수·합병(M&A)과 더 많은 업계 재편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국내 해운사 인수에 나설지는 더 두고 봐야할 것"이라면서도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조차 다방면으로 모색을 시도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해운업 불황이 심각한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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