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유식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현장.
글로벌 천연가스 산업 패권이 미국 중심으로 완전히 넘어간 형국이다. 미국이 2023년에 이어 작년에도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알래스카 LNG 개발이 본격화 할 경우 미국이 천연가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미국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에 하루 119억 입방피트(Bcf)의 LNG를 수출, 세계 최대의 LNG 수출국으로 남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LNG 수출국인 호주와 카타르의 LNG 수출은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세계 4위와 5위의 LNG 수출국 지위를 차지했던 러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작년 LNG 수출량은 각각 하루 평균 4.4Bcf, 3.7Bcf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LNG 수출은 2023년과 비교해 큰 물량 차이는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았다.
기존 LNG 수출 시설에서 계획되지 않은 몇 차례의 △정전 △유럽의 천연가스 소비 감소 △2022년 이후 제한적인 신규 LNG 수출 용량 추가 등의 이유로 2023년과 비교해 본질적으로 변동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LNG는 2016년 본토에서 사빈패스 LNG 수출을 개시한 이래 7년 만에 카타르,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지난 2023년 기준 미국산 LNG 수출량은 총 8570만톤으로 최대를 기록했으며 호주 8150만톤, 카타르 7920만톤을 기록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 LNG 수출에서 아시아로의 비중은 2023년 26%(3.1 Bcf/d)에서 2024년 33%(4.0 Bcf/d)로 증가했다. 중동, 북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의 미국 LNG 수출도 작년에 증가해 총 수출의 14%(1.6 Bcf/d)를 차지했고, 2023년에는 8%(0.9 Bcf/d)에 그쳤다.
2024년 미국의 유럽 천연가스 수출은 19%(1.5Bcf/d)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산 LNG는 주로 EU와 영국으로 수출됐으며, 2024년의 경우 터키와 그리스로의 수출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는 주로 이집트와 러시아 등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전년 대비 미국 LNG를 더 많이 수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EU 국가와 영국으로의 미국산 LNG 수출은 2023년 대비 24%(1.7Bcf/d) 감소했는데, 이는 주로 2023~2024년 겨울 이후 온환한 날씨로 인한 천연가스 소비 감소와 높은 저장 재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
이와 동시에 EU와 영국의 LNG 수입 용량은 2021~2024년 사이에 40% 이상 확대됐다. 향후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이탈리아에서 새롭고 확장된 재기화 시설이 가동되면 2025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작년에 미국 총 LNG 수출량의 33%(4.0 Bcf/d)를 수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전통적인 LNG 소비 대국인 일본, 한국, 인도, 중국이 가장 많은 미국 LNG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총 76%(3.0 Bcf/d)에 달한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착공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알래스카 LNG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경우 LNG 강국 미국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부 가스전에서부터 1300km에 달하는 파이프관을 연결해 남부에서 액화,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관련 사업비만 440억달러(약 6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LNG 수출프로젝트의 경우 대부분이 목적지 제한조항을 포함하지 않아 계약 체결 시 수급 조절, LNG 트레이딩 등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경우 LNG 구매와 더불어 수출용 LNG 터미널 및 가스관 건설로 구성되는데, 개발 단계 지분 투자를 통해 목적지 제한조항이 없는 물량을 확보하게 될 경우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에 향후 수익성 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