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전반 제조·생산업체 500개 상회…수주경쟁 ‘치열’
한국에너지공단이 관리·운영 중인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도는 1996년 도입됐고 일정 기준 이상 제품에 대해 품질을 인증해 주는 효율보증제도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제22조 및 23조 등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데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본지는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해당 업체들의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대상 총 47개 품목 중 10개 분야를 선정, 시리즈로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동보파워텍 복합기능형 수배전반
에너솔라·케이디파워·동보파워텍 등 고효율 인증 40여건
[에너지경제신문 여영래기자] 전기공업계에서 제작·공급하는 수배전반은 한마디로 발전소로부터 전력을 받아 나눠주는 전력시스템을 일컫는다.
한국에너지공단이 ‘복합형 수배전시스템’을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대상 품목으로 포함시킨 것은 2002년 9월이다. 500여개 업체가 경쟁적으로 제조 및 생산에 참여 중인데, 10월 현재 에너지공단의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인증된 건수는 40여건에 이른다.
업체별 인증 현황을 살펴보면 (주)에너솔라 9건, (주)케이디파워와 (주)동보파워텍이 각각 8건, (주)베스텍 7건이며, 이외에 (주)광명전기, 서울계전(주), (주)시그너스시스템, 대원계전(주), (주)엔피산업전기, (주)에코파워텍, IS산전(주), (주)일산전기 등 8개 업체가 각 1건을 기록하고 있다. 수배전시스템은 형식이 열반형과 단독형으로 나뉜다.
▲(주)에너솔라 수배전반 |
◇경주 지진 여파 ‘내진형’ 수배전반 개발 트렌드 급부상
9월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km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되면서 한국도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지진 공포’에 대한 우려성은 국내 배전반 업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처 각종 ‘내진(耐震, 흔들림에 견디는 구조)’형 배전반 제품 개발이란 트렌드가 급부상하면서 관련 제품도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내진형 배전반은 지진 등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진동에 견디도록 만들어진 제품으로, 전기통신설비의 안전성 및 신뢰성에 대한 기술기준(전파연구소 고시) 또는 미국의 통신설비 지진 성능평가 기준 등의 규격에 따라 시험해 구조적 건전성과 성능이 확인된 배전반이다.
보통 스프링, 베어링 등을 활용해 지진이나 진동을 흡수해서 설비를 보호하는 방식과 배전반을 구성하는 함체구조에 지지대를 견고하게 붙여 규모 6∼8대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제작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2011년 일렉콤이 업계 최초로 내진기능을 가진 수배전반에 대해 우수조달물품에 지정된 이후 서전기전, 나산전기산업, 서정전기 등도 제품 생산에 가세했다.
올해 6월 말 우수조달물품으로 새로 지정된 배전반 중에서도 JK알에스티, 한양전공의 제품들이 모두 내진기능을 갖춘 제품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기에다 스칸디움 합금을 적용한 면진(免震, 흔들림의 전달을 막는 구조)’ 배전반을 개발 중인 삼성파워텍이나 양단지지에 의한 내진 배전반으로 성능인증에 나선 전기신기술조합 등을 합치면 내진 관련 배전반을 양산·개발 중인 업체만 10여개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처럼 내진형 배전반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업계의 속내는 어디에 있을까. 해답은 간단명료하다.
이른바 ‘지진 공포’에서 비롯된 공공기관과 대형건축물 등에서 내진구조의 수배전반을 찾는 수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으로 모아진다.
한 배전반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발주처에서 내진기능을 갖는 제품을 요구하는 수요가 부쩍 늘고 있음은 물론 입찰에서 내진기능으로 성능인증이나 우수조달을 가진 업체를 적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발주처에서 이러한 사항들 요구하고 나설 정도로 최근 내진형 배전반으로 우수조달을 획득하려는 업체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에서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것은 이미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정부의 내진설계 의무화는 건축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6층 이상,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에 대해 적용됐으나 2005년부터는 한층 강화돼 3층 이상, 총면적 1000㎡ 이상, 2015년부터는 3층 이상, 총면적 500㎡ 이상 건축물로 확대된 바 있다.
▲(주)케이디파워 스마트 아크 수배전반 |
◇수배전반,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 활성화 ‘꿈틀’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을 비롯한 전기공업계는 올해 들어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를 활용한 계약이 잇달아 체결되면서 이 제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란 협동조합과 3개 이상의 소기업·소상공인이 공동사업으로 품질·서비스를 개선한 제품을 생산한 경우 제한경쟁 또는 조합의 추천을 받은 업체 간 지명경쟁을 통해 우선구매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중소기업지원 제도중의 하나다.
대상은 중소기업자 간 경쟁품목인 수배전반과 변압기, 발전기, 무정전전원장치, 충전장치, 태양광발전장치 등으로 계약금액에는 제한이 없다.
특히,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운영요령’ 고시에 이어 조달청이 자체 시행지침이 확정되면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기청의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운영요령에는 지난해 개정된 판로지원법에 포함되지 않은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의 세부적인 시행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전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그동안은 중소기업청의 운영요령이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조달청에서 제도를 운영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기청의 운영요령이 마련되면 조달청도 각 지청에서 일관되게 소기업제품 우선구매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행지침을 만들어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