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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녹색소비자 조세지원제 도입 검토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05 17:39

문승식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정책단장

[EE칼럼] 녹색소비자 조세지원제 도입 검토하자 

▲문승식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정책단장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 37% 중에서 비산업 부문은 13.7%로 비율이 매우 높다. 정부는 건축물, 교통, 폐기물 분야에서 비산업 부문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인데,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감축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올해 8월 영국 환경식품농촌부는 2013년 소비자자 배출한 탄소발자국이 전년보다 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는데, 환경식품농촌부는 에너지효율이 낮은 제품을 많이 수입해 사용한 결과라고 발표했다.

소비자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일반 제품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도록 저탄소 제품을 적극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은 유인책을 마련해 수요자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가 시행 중인 탄소라벨링제도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유통·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품에 표시해 소비자가 저탄소 제품을 구매토록 유인하는 제도로, 1980년대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표준화했다. 국민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저탄소 제품을 선호하자 영국·스웨덴·미국·캐나다에서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환경부가 2009년 탄소라벨링제도를 도입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 중인데, 탄소성적을 인증 받은 제품 중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제품을 저탄소제품으로 인증한다. 산업계가 저탄소 제품을 인증 받으려면 공정 개선과 함께 제조과정과 유통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수적이며,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도 회수해 처리하는 등 폐기과정까지 고려한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

2016년 10월 말 기준으로 159개 기업에서 953개 제품이 탄소배출량과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았는데, 온실가스를 42개 기업에서 연간 453만톤 감축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생산공정의 LNG를 전량 소각로 폐열 스팀으로 대체했고, 스팀을 제조공장의 난방용으로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서 연간 3100톤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소비자에게 저탄소제품에 대한 교육·홍보사업과 함께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면 친환경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국민이 저탄소제품을 적극 구매하면, 산업계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제품을 적극 개발하고 생산해서 유통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조업체들은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제조공정을 도입하고 탄소배출량이 적은 원부자재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산업구조가 조성될 것이다.

환경부에서 시행 중인 녹색매장에서 저탄소제품을 쉽게 구입하도록 판매대에 저탄소 제품 표시를 하고 있는데, 전국에 총 330개 매장이 지정을 받았다. 1450만명이 발급받은 그린카드로 저탄소제품을 구매하면 구매가격의 일정 비율이 포인트로 적립된다. 금년 여름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하면 개인별로 최대 20만원까지 환급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녹색소비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도는 아직 취약한 편이다. 국민이 저탄소제품을 적극 구매·사용할 수 있도록 연말 소득공제 등 조세지원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에서 저탄소제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면 공공부문도 제품 사용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제조업체에 저탄소제품의 판매분 만큼 온실가스 감축량을 인정해 준다면 산업계로 하여금 저탄소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할 유인책이 될 것이다. 국가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37%를 달성하려면 산업계에 대한 지원 시책 못지않게, 소비자와 공공기관에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경제 시스템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산업구조로 바꿀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산업계의 공급정책과 소비자에 대한 수요정책 간 형평성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실시한다면 저탄소 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확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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