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에너지部 신설] 가스 도입정책 한계 극복
▲LNG 수송선과 가스저장탱크. |
이런 흐름은 ‘에너지 안보’ 확보가 최우선 목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스공사가 한국 가스 도입분 가운데 94%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스 정책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는 ‘가스 안전’이다. LNG 비축기지와 전국에 깔려 있는 가스배관망 관리가 안전과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통상을 고려한 가스 도입과 유통, 가스발전소 입찰-운영-매각, 물가 수준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고려한 가스가격 관리 등이 주 업무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NG든 LPG든 가스는 탄소 원자가 하나이기 때문에 수십 개에 달하는 탄소 원자를 가진 석유보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다. 그런데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애매한 위치에 있다. 재생에너지처럼 일단 설치 후 연료비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전력선의 송배전망처럼 가스관이 필요하다.
또한 대규모 비축기지와 하역 전용 부두가 필요하다. 그러면서도 발전효율은 원자력과 석탄보다는 낮고 신재생보다는 높다고 평가돼 있다. 그런 만큼 가스 산업의 성패는 에너지부의 정책 향방이 무엇이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가 예상하는 에너지부의 정책은 △원자력과 석탄화력 비중을 그대로 둔 상황에서 신재생 확대와 △석탄화력 비중을 낮추고 가스 확대 등 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파리협정 체결과 발효 후에도 석탄화력이 정책에서 무게 있게 다뤄지는 이유는 국민이 부담하는 에너지비용(전기료, 가스비) 때문이다. 이런 제약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경우 갈탄발전소가 여전히 운영되고, 미국의 민간발전 기업들이 전기료를 낮추기 위해 석탄화력을 여전히 가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재생 보급으로 에너지부가 정책 방향을 잡는다면 가스는 쇠락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신재생에는 보조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전기료 인상을 불러일으킨다.
정부는 에너지비용 인상을 물가와 선거를 이유로 좌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낮은 전기료 정책을 고수한다면 신재생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가격 낮은 석탄화력 운영으로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가스발전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부의 다른 정책 선택지는 석탄화력을 대폭 줄이고 가스발전을 상당 기간 운영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향이다. 이런 경우 에너지비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는 국민에게 높아진 에너지비용을 부담할 것을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물론 에너지국이 아직 설립되지 않아 가스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다만 분명한 점은 정부가 상대적으로 ‘비싼’ 가스 사용이 왜 필요한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스 홍보에는 다른 원별 대비 가스의 장점을 설명하는 일 이외에 현실적으로 과장된 원자력 등의 발전단가를 새로 규명하는 작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원자력이 현실적으로 송배전선과 방폐장, 폐로비용을 합하면 현재보다 발전단가가 월등히 비싸질 것이라는 건 상식이다.
이런 작업은 이른바 가스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보다는 여러 에너지원을 한눈에 바라보고 에너지원 별 간 거중조정 역할이 가능한 상위 조직에서 담당하는 것이 에너지 업계 간 화합을 위해 좋다는 분석이다.
가스 부문은 현재 가스안전과 도입 정책 위주에서 유통, 다른 에너지원과의 조정 등으로 업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가스 시장’ 형성과 활성화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정부가 2016년 6월 2025년에 전력 및 가스 시장 자유화를 선언한 만큼 이에 대한 업무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가스 정책은 도입 중심으로 공급 위주이기 때문에 가스 시장이 없다"며 "이제는 가스 수요를 만들어 내야 하며 이런 작업을 촉진하는 것이 바로 정부 정책"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