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2014~2016년 이어진 ‘수주절벽’ 시기를 딛고 재도약 준비에 착수했다. 국내 주요 조선사가 3~4년 동안 뜸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 소식을 발표한 데 이어, 2011년 이후 중국에 뺏긴 ‘전 세계 수주 1위’ 자리를 한국이 되찾아올 기세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국내 조선사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가 올해 하반기 채용을 실시한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공고를 발표했다. 지난 2014년 신입사원 285명을 뽑은 이후 꼭 4년 만이다. 모집은 △설계 △생산관리 △재무회계 △경영관리 △구매 △연구개발(R&D) △영업 등 전 부문에서 이뤄진다. 채용 규모는 5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도 3년 만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이 회사는 삼성그룹 채용사이트 ‘삼성커리어닷컴’을 통해 올해 하반기 3급 신입사원 채용 소식을 알렸다. 채용 규모는 비공개지만 모집은 설계, 생산관리, 해외영업, 경영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구개발(R&D)과 설계 분야 등 필수인력에 한해 소규모로 채용을 실시한다. 대규모 대졸 공채 대신 주요 대학의 조선학과 출신들을 대상으로 ‘타깃 채용’을 진행, 소규모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 특별 채용 방식이다.
국내 조선 ‘빅3’가 일제히 채용에 나선 원인은 다가올 미래, 즉 조선업 회복기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며 "회사의 미래와 산업 나아가 국가경제를 위해 더 이상 젊은 인력의 수혈을 미룰 수 없어 충분한 검토를 마치고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6년 이후 악화된 회사 경영환경으로 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했던 삼성중공업도 "회사의 미래를 위해 인재 영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국내 조선업계가 회복세에 들어서기 시작,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중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1∼10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05만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한국 조선사들이 1026만 CGT(45%)를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 수주량 순위에서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값싼 노동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중국에 밀려 7년 동안 고배를 마신 셈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은 10월까지 단 710만 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 기세를 유지할 경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조선업 시황은 확연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누계(1∼10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6년 1099만 CGT △2017년 2049만 CGT △2018년 2305만 CGT 순으로 지속 증가했다. 비율로 환산하면 109.7% 증가해 3년 사이에 약 2배 이상 선박 발주량이 늘어났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 조선산업은 수요가 크게 증가한 LNG선 대량 수주 등의 영향으로 세계 시장 흐름과 비교해 보다 많은 물량을 수주했다"며 "2019년 한국 신조선 수주는 소폭 감퇴하고 건조량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주감소가 개선 추세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