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그룹은 지난달 29일 부산 본사에서 박이라 세정 부사장과 이효진 컴퍼니CCR 대표(왼쪽부터)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인수합병(M&A) 협약식을 가졌다.(사진=세정그룹)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정체국면에 빠진 패션 뷰티업계가 최근 인수합병(M&A)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내수 침체와 시장 트렌드 변화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자 사업다각화와 신사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업계는 기업 인수합병으로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다. 패션 기업 가운데 인수합병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LF다. LF는 2015년부터 LF푸드를 통해 베이커리 카페 ‘퍼블리크’의 지분을 인수하고, 2017년에는 일본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 모노링크와 유럽 식자재 전문 기업 구르메F&B코리아를 인수해 식품 사업을 키웠다.
이후에도 LF는 방송,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확장을 확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며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 같은 낚시대 전략을 통해 지난해 LF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기 각각 6.5%, 8.5% 증가했다.
패션중견기업인 세정그룹은 온라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코코로 박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2005년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 부산 소재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코코로박스는 젊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빈티지 콘셉트의 리빙 브랜드다. 연간 매출 규모는 약 30억 원에 달한다.
박이라 세정 부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코코로박스 대표로 나서며 라이프스타일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 할 계획이다. 온라인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홈웨어, 오프라인 문화공간까지 단계별 관련 카테고리를 확장해 성장세를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박 부사장은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복합생활쇼핑공간 ‘동춘175’와 모던 코리안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동춘상회’를 론칭한 바 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 업계도 최근 인수합병이 활발하다.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미샤와 어퓨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를 인수한 데 이어 수입화장품유통업체 제아H&B와 더마코스메틱업체 지엠홀딩스를 인수합병했다.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엘엔피코스메틱은 법정관리 중인 스킨푸드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엘엔피코스메틱은 지난해 자연주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의 지분 70%를 인수했다.
이처럼 이들 기업이 인수합병에 적극 나선 것은 업황이 악화되면서 매출 성장세가 꺾이거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1% 감소한 308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실적은 적자전환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1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엘엔피코스메틱은 매출이 2013년 91억 원에서 2016년 4015억 원까지 증가했으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성장세가 꺾였다. 엘엔피코스메틱은 2017년 매출이 3285억 원, 영업이익은 813억 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화장품 기업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은 본업 외에 사업에서 성장세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사업에 나서는 기업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