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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경제부터 열자...통일은 그 다음에 논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02 16:07

임종석, 경문협 이사장 취임 후 文 대북정책 이어갈 듯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에너지경제신문 박경준 기자] "통일은 나중에 얘기해도 좋다", "‘북방경제’부터 먼저 과감히 열어야 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일,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한 말이다. 또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차분하게, 하지만 담대하게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서울 성동구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사무실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후 "남북이 협력해 공존 번영하고 동북 3성과 연해주로 삶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통일은 나중에 이야기해도 좋다, 동북아 지역에서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넘나들고 하나로 합해지는 새 시대를 열어보자"며 "북방으로 가는 길 부터 과감히 열어야 한다"고 북방경제부터 강조했다.

경문협은 지난 2004년 9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임 전 실장이 주도해 만든 사단법인으로 장기적인 남북교류와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민간단체다. 임 전 실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남북 교류 사업을 활발히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문협 측은 "그동안 단순한 ‘인도적 지원사업’만 했다면, 이제는 ‘인도적 협력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지속 협력이 가능한 새로운 사업분야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문협은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 및 출판사업 등 저작권 사업을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지재권 문제를 풀고 다양하게 사업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서울의 도시 시스템을 평양에 도입하는 교류협력사업이나 문화교류, 시민 참여형 남북협력 등을 계획 중이며, 기존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 등을 뛰어넘는 새로운 남북교류 성공 모델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서로 믿을 수 있는 지 알기 위해 북쪽에 좋은 분을 소개·보증해주고 북에서도 그쪽 사업자를 보증해줘 신뢰가 생기도록 하자는 것이 처음 경문협을 만든 취지"라고 밝히며 "북쪽과의 모든 대화는 조선노동당과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 이사장의 행보를 두고 대북문제 해법을 찾는 문 대통령을 외부에서 지원하고자 지난 총선에 불출마하고 남북교류 문제 해결에 뛰어든 것이라는 정치적인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임 전 실장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미간 비핵화 진전 여부와 관계없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밀어부칠 수 있다고 밝힌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이례적으로 "남북 협력은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던 것처럼, 남북문제를 보는 다양한 외교적 시각이 있어 기존 남북경협을 뛰어넘는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우려도 나온다.

임 신임 이사장은 "남북과 동북3성, 연해주를 합치면 2억명이 넘는 인구 규모로, 인구와 물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조건을 만들어 내수시장을 개척하면 시너지가 높아질 것"이라며 "단순히 산술적 합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가장 시너지가 높이 나는 지역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능히 G7(주요 7개국)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그것을 실천할 새로운 길에 대한 용기"라고 말했다.

박경준 기자 kj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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