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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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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퇴직연금펀드, '불장'에 설정액-수익률 '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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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사 퇴직연금펀드의 성장세가 매섭다. 개인들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위해 은행, 보험사 등에서 가입한 개인퇴직연금(IRP) 계좌를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연간 적립금만 40% 가까이 늘어났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수익률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4개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1조65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7조7738억원)과 비교해 38% 늘어났다.

증권사들의 퇴직연금 시장 내 점유율은 20.5%로 전년 말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IRP 등 모든 퇴직연금 관련 유형에서 자금이 유입된 점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DB형은 지난해 33조6076억원이 적립돼 2019년 말보다 3조5983억원(11.99%) 증가했다. DC형은 지난해 적립금 10조원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1조9792억원이 늘어났다. IRP 적립금은 지난해 7조5446억원으로 전년대비 48.59%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현대차증권이 퇴직연금 적립금 총 13조6578억원을 모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대우가 13조440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증시 호황에 증권사 퇴직연금펀드의 수익률도 쏠쏠하다. 은행, 보험사를 포함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증권사 수익률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공시수익률에서 신영증권이 DC(확정기여형) 9.98%, IRP(개인형퇴직연금) 10.40%, DB(확정급여형) 3.70%로 세 개 부문 모두 전체 사업자(43곳) 중 1위를 차지했다.

신영증권에 이어 DC형 1년 수익률은 미래에셋대우(7.9%), 삼성증권(7.22%), 한국투자증권(6.99%) 순으로 나타났다. DB형도 대신증권(2.56%), 한국투자증권(2.49%) 순이었다. IRP도 한국투자증권(7.57%), 미래에셋대우(7.25%), 유안타증권(7.13%)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이처럼 증권사 퇴직연금이 관심을 받은 이유는 국내 증시 호황 때문이다. 증권사 퇴직연금은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편입된 투자자산 수익률이 오르면서 은행과 보험사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 부각됐다. 또 증권사들이 WM(자산관리) 부문에 주력하면서 퇴직연금과 관련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데다 IRP 가입대상의 세제 혜택 등의 강점을 내세우며 관련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도 받았다.

실제 연금계좌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하면 세율을 적게 낼 수 있다. 일반계좌로 ETF를 거래할 경우 발생한 분배금에 배당소득으로 15.4%를 과세하는데, 연금계좌는 과세가 이연되고 연금으로 수령할 때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퇴직연금계좌로 세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은 증시 열풍인 현 시점에서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투자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다"며 "전체 금융업권 퇴직연금 비중 가운데 은행과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75%가 넘는 만큼 증권사 연금저축펀드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금비보장형 연금가입이 급격히 늘어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코스피, 코스닥이 급상승하면서 올랐던 주가가 추후 떨어지면, 수익률도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상승이 증시 호황으로 오른 점을 주의해야 한다"라며 "퇴직연금이 노후자금 성격이 강한 상품인 만큼 최근 장세를 따라 주식에 100% 투자하는 전략은 변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 채권, ETF 등으로 자산범위를 넓혀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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