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경남제약이 레모나 전속모델 BTS(방탄소년단)와의 계약 연장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BTS를 통해 광고는 물론 매출 효과까지 톡톡히 봤지만 BTS의 몸값도 덩달아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모델 재계약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때문이다.
◇‘품귀현상’ 빚은 BTS 레모나 이제 못 볼 수도
17일 경남제약에 따르면 대표 비타민 제품인 레모나와 BTS와의 계약은 지난해 말을 끝으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경남제약은 현재 BTS 멤버의 얼굴이 새겨진 레모나 패키지에 대한 생산을 중단했으며 재고가 있는 약국과 온라인 채널을 제외하곤 더 이상 관련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BTS 기용 이후 레모나는 물론 회사 매출까지 크게 늘어난 만큼 재계약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남제약이 BTS를 활용한 공격적 마케팅의 성과는 엄청났다. 레모나의 월평균 매출은 BTS와 광고모델을 체결한 이후 두 달 만에 다섯 배 가까이 뛰었으며 국내는 물론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과 미국 아마존 등에서도 ‘레모나 BTS 패키지’는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매출 포트폴리오에서 레모나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19년 일반의약품(OTC) 비중이 40%, 의약외품이 35%였는데 지난해는 의약외품(39.2%)이 OTC 매출(30.1%)을 앞질렀다. 그 결과 회사는 역대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은 물론 지난해 흑자전환에까지 성공했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04% 늘어난 511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레모나는 BTS의 글로벌 영향력을 업고 중국과 일본, 베트남, 캐나다, 대만 등 총 5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BTS재계약 관건은 몸값…"매출이냐, 수익이냐"
경남제약이 BTS 효과를 크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속내는 재정적인 문제다. 더 큰 돈을 주고 BTS와 재계약을 이어가도 매출 상승과 함께 광고비로 인한 수익성 악화의 문제도 따라올 수 있어서다. 2019년 실적만 봐도 당시 매출액은 전년(414억원) 보다 8% 증가한 448억원을 기록했지만 레모나 광고선전비 및 원가율 상승 등의 이유로 영업적자는 3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계약 당시에도 2년 연속 영업적자에 분식회계까지 불거지며 상장폐지까지 거론됐던 경남제약이 몸값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BTS를 모델로 기용한 것은 당시 도박과도 같았다. 회사는 대외비를 이유로 구체적인 모델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 추산 BTS 광고모델료는 30억~50억원에 이른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 2019년 12월 계약 이후 평균 10억∼20억원대를 유지하던 광고선전비가 같은 해 4분기 30억원 대로 늘어났다.
경남제약측은 에너지경제신문과 통화하면서 "지난해 끝으로 재계약이 종료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재계약 연장을 위해 빅히트 측과 의견을 조율 중이라 자세한 상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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