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사진=픽사베이) |
14일 기준 현재까지 세계 292개 기업이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조사된 221개의 기업들보다 26.7% 가량 많아진 수준이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캠페인이다.
한국의 경우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0일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글로벌 RE100에 가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해 제품 개발, 생산 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 적용을 확대한다. 또 ‘탄소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처럼 RE100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이들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발전사업자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맺는 기업들의 규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기업들이 PPA를 통해 23.7 기가와트(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체결한 PPA 규모는 과거 2018년 13.6GW에 불과했는데 2019년에는 20.1GW로 늘어났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전년대비 18% 가량 늘어난 것이다.
BNEF의 조나스 루즈 지속가능성 책임 애널리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들이 저렴한 청정에너지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들이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에 뒤쳐질 핑계가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IT 공룡들의 재생에너지 구매량이 두드러진다.
BNEF에 따르면 PPA를 통해 지금까지 누적된 재생에너지 구매량이 가장 큰 기업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7.5GW로 나타났다. 2위는 알파벳 자회사인 구글의 6.6GW로 집계됐으며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5.9GW로 순위를 이었다.
구글은 과거 2019년 당시 2.7GW가 넘는 재생에너지 PPA를 체결해 세계에서 청정에너지 확대에 가장 헌신적인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아마존이 작년에만 PPA를 통해 5.1GW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구글이 세웠던 기록을 경신했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년에 35건의 PPA를 체결했다.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유업계의 친환경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미 석유공룡 엑손모빌이 과거 2018년 덴마크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오스테드와 500메가와트(MW) 규모의 PPA를 체결했고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도 태양광 공급업체로부터 12년간 전력을 공급받는 계약을 작년에 체결했다.
쉐브론 역시 같은 해 65메가와트(MW) 규모의 풍력에너지를 향후 12년 동안 공급받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탄소 감축에 대한 공감대는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에도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BNEF에 따르면 세계가 탄소중립 계획의 일환으로 탄소배출을 감축시키겠다는 규모가 작년 1월엔 글로벌 배출량의 34%에 불과했지만 작년 말 이 비중이 54%로 급증했다.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증가하고 있는 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세계 주요 배출국으로 꼽히는 중국, 미국 등이 모두 작년에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처럼 기업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의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친환경 국제사회를 이루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BNEF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헌신과 ESG 대세론이 지속되어야만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RE100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203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막대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시각도 나왔다.
BNEF는 "이들은 210 테라와트시(TWh) 어치의 전력을 구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세계적으로 105GW의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가 추가적으로 설치되어야 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에 1000억 달러(약 113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