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성남의 한 주유소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정부가 국내 석유류 가격 안정을 윟 오는 11월 12일부터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가운데 이를 반영한 휘발유와 경유 등의 가격이 언제부터 내릴 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소비자들은 유류세 인하 시행 첫날인 12일부터 인하된 가격의 휘발유를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유업계가 유류세와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인하를 조속히 반영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인하 결정이 내려져도 이는 정유사 직영주유소에만 해당된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다음 달 12일부터 각 정유사의 직영 주유소에서 인하된 가격의 휘발유와 경유를 구매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주일간의 시차가 걸리는 만큼 각 정유사들이 소비자 부담 최소화에 나서고자 선제적으로 직영주유소에 한해 인하 가격을 적용할 것으로 보여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는 해당되지 않는다.
유류세는 석유제품이 정유공장에서 출고되는 시점에서 부과되는 만큼 시행일에 가격을 내려도 주유소 저장 시설에 보관된 기존 휘발유의 가격에 이미 세금이 포함돼 있어서다. 따라서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더라도 이전에 세금을 모두 내고 매입했던 저장분은 기존 가격대로 팔아야 하는데 이를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자영 주유소엔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효과를 소비자들이 즉시 체감하기까지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다"며 "유류세는 석유제품이 정유공장에서 출고되는 시점에서 부과되는 만큼 시행일(12일)부터 내린다 하더라고 주유소 저장 시설에 보관된 기존 휘발유의 가격에는 이미 세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발표한 리터당 인하 가격의 효과를 체감하기까진 약 2주 후인 11월 말은 돼야 본격적인 가격인하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정부가 유류세 15% 인하를 단행했을 때에도 예상 금액(123원)의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0일의 시차가 발생했다. 당시 11월 5일 리터당 1690.3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이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작된 6일에 1665.5원(-35원)에 그친 것. 유류세 인하 전 가격보다 123원 이상 떨어진 가격인 1565.07원은 11월 15일이 돼서야 만나볼 수 있었다.
이어 "시차가 발생하다 보니 이번 경우 역시 지난 2018년 당시 처럼 정유사들이 정부 요청에 따라 세금 부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직영 주유소에서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당시 국내 정유4사는 직영 주유소에 한해 기존 세금이 반영된 휘발유에 대해서도 유류세 인하분(리터당 123원)을 일괄적으로 적용해 판매했다"며 "이에 대한 손해는 정유사들이 떠안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에서 직영 주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 정도다. 규모가 큰 편은 아니나 직영 주유소에서 먼저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자영 주유소에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 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정부가 예상한 수준까지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 간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20% 인하하는 내용의 물가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휘발유 가격에는 리터(ℓ)당 원의 교통세·교육세·주행세와 10%의 부가가치세까지 약 820원 가량의 유류세가 포함돼 있어 유류세를 20% 인하할 경우, 이날 기준 (휘발유 가격 ℓ당 1773.75원)으로 ℓ당 약 164원, 경유는 116원, LPG부탄은 40원 낮아질 전망이다. 10월 셋째주 기준 리터당 1732원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9.5% 낮아진 1568원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금 한시 인하 조치 시행일에 맞춰 석유공사 오피넷을 통해 유류세 인하 내용을 안내하고 국내 석유제품 판매 가격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