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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운 고조에 니켈·알루미늄 등 원자재 값 '날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2.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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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 광석처리시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운이 짙어지면서 광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니켈·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 가격이 최근 불과 한달 새 무려 10%나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실제 벌어질 경우 유가와 천연가스, 곡물 등 모든 원자재들의 가격도 더 오를 전망이다.


◇ 니켈·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 가격 한달 새 10% 올라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가 점차 회복하면서 지난해 크게 오르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긴장감으로 더욱 뚜렷한 모습이다.

22일 광해광업공단이 운영하는 포털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니켈 가격과 알루미늄 가격이 각각 한 달 사이 10% 이상 올랐다.

니켈은 전날 기준 1t당 2만487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평균 거래 가격이 2만2326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11.4%(2544달러) 올랐다.

알루미늄은 1t당 3315달러로 지난달 평균 거래 가격인 3004달러보다 10.4%(311달러)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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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알루미늄 가격 그래프. 자원정보서비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감도는 전운은 금속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 러시아 내 금속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세계 2위, 니켈 세계 3위 생산국이다. 이 밖에도 팔라듐, 백금, 구리 등 주요 금속을 생산하는 나라다. 특히 구리와 알루미늄은 모든 산업에, 니켈은 4차 산업과 탄소중립 관련 산업에 쓰이는 주요 광물로 꼽힌다.

원자재 전문매체 ‘세이프헤이븐닷컴’의 알렉스 키마니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면서 동유럽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러시아 제재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시장의 공급충격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출신 데이비드 로시는 이달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서방이 러시아 외환거래를 차단하거나 원유, 석탄,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그 결과 국제유가는 언젠가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급등할 것"이라며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유가부터 곡물까지…모든 원자재 급등 우려


두 나라의 긴장감은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실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충돌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제재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줄어든다고 내다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1.85달러(1.98%) 비싼 배럴당 95.39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배럴당 1.43달러 오른 91.73달러에 거래됐다. 서부텍사스유(WTI)는 미국 프레지던트데이 휴일로 인해 거래가 없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한달 사이 30% 가까이 뛰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LNG 현물 수입 가격은 1t당 1136.6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엎었다. 한달 사이 27.4%(244달러) 뛰었다. 전쟁 긴장감이 심해질수록 아시아 LNG 현물가격도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됐다.

유럽은 역내 천연가스 공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계속되는 전운에 천연가스 재고 급감과 가격 불안정성 확대상황까지 맞닥뜨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LNG 생산량은 3억9800만t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생산시설 이용률이 88%에 달해 추가 생산을 할 수 있는 여력도 제한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유럽으로 국제 LNG 물량이 대량 유입되면 아시아 LNG의 현물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곡물 원자재 대란도 우려된다. 우리나라 곡물 수입액이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 곡물 수입 금액은 △지난해 11월 8억494만달러 △12월 8억9567만달러 △올해 1월 8억3865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의 빵공장’인 우크라이나의 경우 국토 71%가 경작지인데다가 해바라기씨유와 옥수수, 소맥 등을 대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또 전 세계에 수출되는 밀 25%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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