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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운명 안갯속…다시 M&A냐 청산이냐 '갈림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28 15:22

에디슨 조건만한 새주인 찾기 어려움…SM그룹 관심 가져주길 기대



존속보다 청산가치 높아 부담…청산땐 400여 협력사 연쇄부도 우려

쌍용차전경사진

▲쌍용차 회사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계약이 해지되면서 쌍용자동차의 운명은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최대한 빠르게 새로운 주인을 찾는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지만 인수 후보가 마땅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은 채권단 관리를 받겠지만 조심스럽게 기업 청산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하며 경쟁입찰과 수의계약 등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둘 것으로 관측된다.

공개입찰로 M&A를 진행하되, 딜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 내용이다.

문제는 쌍용차를 사겠다고 나서는 후보가 있을지 여부다. 자동차 산업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공급망 이슈 등 각종 악재가 쌓이고 있다. 경쟁은 치열한데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쌍용차 입찰 공고 당시 실제 회사 인수·경영 능력을 갖춘 곳은 사실상 한 곳도 없었다. 당시 인수의향서를 보낸 곳은 11개에 달했지만, 본입찰에는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 컨소시엄, 인디EV, 에디슨 컨소시엄 3곳만 참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금 조달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새 인수 후보가 나오더라도 에디슨 컨소시엄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SM그룹 등이 이번 딜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랄 것으로 보인다.

인수 후보가 끝까지 나오지 않으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법원 조사위원은 앞서 쌍용차를 존속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가치가 높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계속기업가치는 6200억원이었지만 청산가치는 9820억원에 달했다.

변수는 새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부다. 쌍용차가 청산할 경우 400여개에 달하는 협력사들의 연쇄 부도가 우려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시장 중심’ 경제 정책을 펴겠다고 공약하긴 했지만 일자리 수만개가 갑자기 사라지는 상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건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산업은행은 앞서 에디슨 측의 대출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에 대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할 명분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재마각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당장 인건비와 신차 개발비 등이 부족한 와중에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앞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대박’으로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경험이 있다.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은 지난 2020년 4월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시장을 덮친 가운데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신규 투자를 거부한 것이다. 당시에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유력한 인수 후보였지만 딜을 성사시키지는 못했다.

쌍용차는 이후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4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M&A를 추진했고 올해 1월 10일 에디슨 측과 투자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쌍용차와 인수인 측은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고, 끝내 딜 자체가 무산됐다. 에디슨 컨소시엄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이달 25일까지 잔여 인수대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데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부터 우려가 제기됐던 자금조달능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애초에 에디슨이 매출 규모가 33배에 달하는 쌍용차 인수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1조 5000억원대 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지만, 에디슨 측이 써낸 인수금액은 3000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4월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법정 기한(1년 6개월)인 올해 10월까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아야 한다.

쌍용차 측은 "에디슨 컨소시엄과의 투자계약 해제에 따라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해 신속하게 재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법 상 허용되는 기한 내 새로운 회생계획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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