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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포럼 2022] 박호정 교수 "에너지 소비 대국서 강남아파트 10채 값 수준 그친 자원개발 융자 확대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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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2’에 참석, ‘탄소중립과 에너지자원 대응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탄소중립 정책이란 21세기 지정학적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를 실용주의 관점에서 분석한 뒤 국가 잠재 성장률을 이끌고 장기재정 건전성에도 기여하는 방향으로 종합 설계돼야 합니다."

박호정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공동 주최로 28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2022(신정부의 도전과 과제-에너지 안보)’에 참석, 첫 번째 세션 ‘탄소중립과 에너지자원 대응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호정 교수는 "에너지 자원이 안보만의 이슈가 아니고 탄소중립도 탄소중립만의 이슈가 아니다. 국가 잠재 성장률과 재정 건전성, 4대 연금 그리고 글로벌 에너지·식량 안보 등 여러 문제들이 엮여있다"며 "우리가 단편적인 방법론으로는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해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국가안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안보는 진보와 보수, 좌우 진영의 대립 과제일 수가 없으며 통시대적으로 관철해야 하는 과제다"라며 "한국의 에너지 및 전력 시장체제와 규제중심 환경이 패러다임 변화에 적합한 지 냉철하고 실용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얼타임(실시간) 변동성 증대와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경제위기) 이벤트에 대응하기 위해서 유연한 시장 메커니즘의 도입이 필수"라며 "에너지안보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해외 자원개발 역시 관(官) 주도에서 민간주도 체제로 개편될 필요가 있으며 정부와 공기업, 민간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새 정부에 대한 에너지 안보 제언으로 △기본 법제화 △통즉불통 불통즉통 (通卽不痛 不通卽痛) △정부 및 공적 섹터의 측면 지원 기능 강화 △트레이딩 인프라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이끄는 시스템이 아닌 민간주도형 체제가 되도록 기업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에너지 안보와 국가 안보 관점에서 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몸과 마찬가지로 재화와 상품이 막혀있으면 아프다. 세계 2∼3위의 액화천연가스(LNG) 대국인 우리나라가 어떻게 직도입만 할 수 있겠느냐"며 "당연히 제3자 판매를 허용해야 한다.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음 결제나 에너지 원자재 물가 연동 제약 등 국내 낡은 시장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공적 섹터의 지원 기능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 교수는 "자원보유국과 관련된 정보 제공, 네트워크 강화부터 자원개발 초기 탐사와 개발 투자에 대한 금융지원, 외교력 뒷받침 등 측면·후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원개발 특별융자제도의 규모도 확대해야 한다"며 "현재 자원개발 융자금 359억원인데 강남 아파트 10채도 장만하기 힘들다. 에너지 대소비국인 우리나라가 이 금액으로 자원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형 자원 상품거래소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수소시대인데 수소 거래와 현물 거래, 선도 거래, 선물거래가 도입될 것"이라며 "전력거래소가 전력만 이야기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LNG까지 다뤄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도 그동안 투자해 온 오일허브 등 인프라가 있으니 이를 100% 활용해 한국형 상품 거래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오일허브가 몇 군데 있고 여러 가지 대형 거래 회사가 있다"며 "우리가 단기간에 규모를 키울 수 없지만 이미 많은 공기업과 민간들이 준비하고 있으니 정부 차원에서도 국내 상품거래소 구축을 위한 인프라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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