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하반기 공급물량은 2만4170가구로 나타났다. 이달에는 공급이 없으며 8월 3325가구, 9월 1932가구, 10월 2684가구, 11월 972가구, 12월 1만5257가구가 공급된다.
2022년 하반기 서울 주요 분양 예정 단지 | |||
분양 시기 | 단지명 | 가구 수 | 위치 |
9월 |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 958 |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
청량리7구역 | 761 | 동대문구 전농동 | |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 1265 | 송파구 문정동 | |
10월 | 아현2구역 | 1419 | 마포구 아현동 |
11월 | 마포자이힐스테이트 | 1106 | 마포구 공덕동 |
12월 | 대치동 구마을 3지구 | 282 | 강남구 대치동 |
지난해 공급 물량(3725가구)과 비교하면 약 7배가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은 7월이 521가구, 8월 331가구, 9월 1008가구, 10월 168가구, 11월 136가구, 12월 1561가구였다.
예정된 공급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서울 지역 공급난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서울 내 신규 아파트 공급 가뭄이 부동산 시장의 악재였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하반기 분양이 늘어난 데는 지난 3월과 6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이후로 대부분 단지들의 분양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공급 일정이 하반기로 몰렸다.
또한 국토교통부에서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발표함에 따라 분양가를 일부 높일 수 있어 하반기들어 공급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약불패’였던 서울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추후 공급 단지가 늘어날 경우 미분양 현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719건으로 지난 5월 기록한 688건보다 31건이 늘어났다.
한화건설의 강북구 ‘한화 포레나 미아’는 지난달 24일 무순위 청약 모집공고를 내고 82가구를 공급했다. 지난 4일 당첨자 발표 결과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면서 지난 18일 계약이 체결된 8가구를 제외한 74가구에 대해 다시 무순위 청약 모집공고를 냈다.
해당 아파트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4개 동, 전용면적 39~84㎡ 497가구 규모로 지난 3월 328가구를 공급했지만 완판에 실패했다. 이어 지난달 초 139가구에 대해 무순위·잔여가구 모집에 나섰지만 미계약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관악구 ‘신림스카이아파트’는 지난해 9월부터 9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에는 4가구에 한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 오는 21일 당첨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미분양이 잇따르자 할인분양까지 등장하고 있다.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이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15% 할인분양에 나섰다. 해당 단지는 지난 3월 1순위 청약 이후 4차례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바 있다.
나홀로 아파트뿐만 아니라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미계약 건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는 집값 침체 국면인 상황에서 수분양자들이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치솟은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고분양가 단지의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진 점도 미분양 증가 추세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많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 대해서 수요자들이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분양 성적이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최근 자잿값 상승, 공사비 상승 이슈가 나오는 상황에서 수요자들은 무분별한 청약 신청보다는 자금 계획에 맞고 입지도 좋은 단지를 선택해서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