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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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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수수료 부활? 치킨업계 '또 가격인상' 고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16 17:20

배달앱 '포장중개 수수료' 면제 9월 종료

적자 누적 배달플랫폼 추가연장 안할 듯



수수료 재개 시 소비자·가맹점 비용 전가

가격인상 부담 큰 치킨업체 앱 개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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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치킨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물가 고공행진에 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소비자를 위해 대형마트들이 ‘치킨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주요 치킨업계는 하반기에 가격 인상을 놓고 고민 중이다.

현재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공세에 단발성 가격 할인 이벤트로 맞대응하고 있는 치킨업계에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일어나는 이유는 오는 9월 말까지로 연장된 배달플랫폼 업계의 ‘포장주문 중개수수료(이하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이 10월부터 재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6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제외한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플랫폼들은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지난 6월말 종료하려다 다시 9월 말까지 3개월 더 연장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말부터 배달플랫폼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감안해 앱에서 결제한 포장주문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 오고 있다.

문제는 배달플랫폼들이 적자 폭이 늘어나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영업손실 36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0년(-112억원), 지난해(-757억원)까지 3년 연속 적자의 늪에 시달리고 있다. 쿠팡이츠도 지난해 약 35억원 적자를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9월로 연장기간이 끝나는 ‘중개수수료 0원’ 정책에 다시 연장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오는 10월부터 중개수수료가 부과될 경우, 포장 주문 1건당 최대 9%의 중개수수료 추후 정책 종료 시 업계는 포장 주문 1건당 최대 9%의 중개수수료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주요 배달 3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는 요기요의 경우 수수료 적용 비율만 주문 금액의 12.5%에 이른다.

따라서, 치킨업계는 중개수수료 0원 정책이 재개되면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개수수료의 비용을 소비자만 부담하는게 아니라 치킨 가맹점도 일정 비율을 배달플랫폼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중개수수료 적용이 재개되면 소비자가격뿐 아니라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에게도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수수료 금액이 갈수록 오르면서 그나마 소비자들이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것이 포장"이라며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수수료 확대로 현장에서 고객 응대에 애로사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털어놓았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치킨업계 간 가격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가격 인상’ 카드가 곧 소비자 신뢰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만원대 가격대를 내걸고 있는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과 비교해 프랜차이즈 치킨은 기본 2만원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탓이다.

중개수수료 재개에 따른 비용증가 부담과 소비자 신뢰 실추를 염려하는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들은 현재 배달 플랫폼의 앱이 아닌 자체 앱 개발 등 활성화를 통해 배달플랫폼 이용률을 낮추는 등 현실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치킨업계 다른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과 달리 프랜차이즈 치킨 독자 앱은 가맹점주에게 중개수수료를 지우지 않고, 본사 입장에서도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된다"며 "자체 앱을 통한 가격 프로모션을 적극 전개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려는 것이 자체 앱 운영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를 한 데 모아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플랫폼과 달리 독자앱은 일일이 내려받기(다운로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편의성을 저하시킬 수 있어 치킨업계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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