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선거 때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당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도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 사기처럼 느끼겠다’는 진행자 반응에 "지금 (사기라고 느낄) 그런 지점이 있다"며 "대선 캠페인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장제원·이철규·권성동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고, 제가 ‘호소인’이라고 표현한 분들 이름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누구 때문에 윤 대통령을 뽑았냐고 물으면 장제원·권성동·이철규·박수영·김정재·정진석 때문에 뽑았다는 (대답이) 나올까"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했는데 어제 기자회견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물음엔 "그것도 문제"라고 했다.
그는 "수많은 보좌진과 비서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걸 파악하는 것"이라며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요,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 포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무수석실이 중차대한 것을 보고 안 했거나, 대통령이 아예 관심이 없거나 둘 다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창당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엔 "없다"라며 "창당은 오히려 다른 쪽에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쪽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인가’라는 질문엔 "‘나는 일을 너무 잘하는데 당이 이상해서 내 지지율이 안 오른다’는 논리를 믿는다면 ‘나는 진짜 잘하는데 빛 보려면 창당해야겠네?’ 이렇게 갈 수 있다"고 비꼬았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자신이 당에 복귀한 뒤 당내 친윤그룹이 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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