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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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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르포] 삼겹살·김치 등 4개 집으니 10만원 훌쩍…"장보기 겁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02 17:00

■신혼 4개월 새내기주부 기자 체험기



대형마트 10개 품목 구매액 13만원 초과

가격비교 가능 6개 총액 작년보다 26%↑



연초부터 과자·가공식품·치킨 줄줄이 인상

주류세 상향에 술값 상반기 중 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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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28.3% 최고치로 치솟으며 전체 소비자물가 5.2%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서울 서울 신도림역 인근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상품들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조하니 기자] 불과 2~3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에서 1만원짜리 몇 장이면 장보기가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일상회복 전환을 전후로 밀어닥친 ‘고물가’로 새해 1월엔 ‘신사임당 지폐(5만원)’ 1~2장으로 넉넉한 장보기가 힘들게 됐다.

식품과 외식비 상승,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업친 데 덮친 격으로는 전기·가스요금, 택시비(서울지역)마저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실태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달 31일 서울 신도림역 부근의 한 대형마트(이마트 신도림점)를 직접 방문해 가격 변동을 조사했다.


◇ 4∼6개 대표 식품만 골랐는데도 10만원 초과


일단, 소비자 구매가 잦은 먹거리 10개 품목(포장김치, 두부, 사과, 딸기, 우유, 맥주, 라면, 돼지고기, 고등어, 아이스크림)을 직접 구매한 결과, 상당수의 먹거리가 지난해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개 품목의 구매 비용 합계는 13만1390원이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가격 통계와 비교가 용이한 6개 품목을 대상으로 구매 비용을 별도로 합쳐도 10만원에 육박하는 총 9만9140원으로 나왔다.(표 참고)

6개 품목의 구매 총액은 지난해 1~2월 가격 총액 7만8473원과 비교해 무려 26.3%(3만2250원)나 더 많았다.

구매품목 중 가장 가격 인상률이 높았던 먹거리는 ‘돼지고기 삼겹살(63.6%)’이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돼지고기(삽겹살) 100g당 가격은 2362원으로, 2만8344원이면 1.2㎏(600g 2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새해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삼겹살 가격(1.2㎏ 4만6390원)과 비교하면 2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장보기 비용이 10만원에 국한됐다고 가정하면 지난해에는 국산 삼겹살을 1근(600g) 기준으로 7근(600g당 14172원, 9만9204원)까지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4근(600g당 2만3195원, 92780원)밖에 사지 못하는 셈이다.

우유(18%)의 인상 폭도 꽤 컸다. 이마트에서 구매한 서울우유 1ℓ 제품의 가격은 2870원으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조사한 지난해 우유 가격(1ℓ, 2432원)보다 400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원유 가격 인상과 함께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치(9.7%)와 아이스크림(7.5%)도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지난해 1월 기준 비비고 포기김치(3.3kg) 가격은 3만800원이었으나 새해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3만3800원이다. 빙그레 투게더(900㎖ 1개) 가격(7000원)은 지난해 가격(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기준 6508원)과 보다 500원가량 비싸졌다.

다만, 이번에 구입한 식품 가운데 고등어와 라면은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오히려 내렸다. 점포에서 구매한 국산 간고등어 1손(2마리) 가격은 4980원으로 지난해 (소비자원 참가격 지난해 1월 28일 기준 이마트 가양점 1마리 3112원) 가격과 비교하면 1244원이 저렴했다. 농심 신라면(120g 5입) 역시 올해 점포에서 구매한 가격은 4100원으로 지난해 가격(소비자원 참가격 기준 4125원)보다 25원 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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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에 나온 주부 "간식류·술도 오른다는데 걱정 태산" 하소연


이처럼 기본적인 장보기로 6개 식품 구매에 5만원권 2장을 꺼내야 하는 고물가 시대를 국민들이 반겨할 리가 없다.

이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좀체 꺾이지 않는 물가로 장보기 부담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영등포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요즘은 마트에 오면 몇 개 안 담았는데도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과자나 빵 같은 아이들 간식류나 술도 앞으로 더 오른다고 하니 더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부 A씨의 우려대로 새해 들어 물가 인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장 2월에도 과자와 빵 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

롯데제과는 마가렛트·빼빼로 등 일부 과자제품 가격을 100원에서 300원가량, 만두·돈가스 등 가공식품 가격도 최대 14%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는 후레쉬식빵 등 9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6.6%, 농심켈로그·롯데리아도 각각 10%, 5% 올렸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오는 4월부터 맥주·막걸리 등 주류 제품에 세금을 올리기로 해 상반기 중 주류업체의 술 제품 인상을 예고했다.

이밖에 프랜차이즈 치킨 제품도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60계치킨’의 전 메뉴 가격 1000원 인상을 시작으로 들썩이고 있으며, 점심식사 후 국민음료가 돼 버린 커피도 이달 3일 커피빈코리아가 카페라떼·바닐라라떼 등 우유를 활용한 음료가격을 200원씩 올리면서 중저가 커피업체의 인상 합류가 예상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지갑 사정이 팍팍해질 때 소비자들은 1차적으로 액수 부담이 큰 외식비부터 줄인다"면서 "서민 체감이 큰 외식비뿐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도 한 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지녀 물가 오름세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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