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곤 i-SMR 기술개발사업단 사업단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한곤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장(전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장)이 오는 30일 에너지경제신문 주최 제6회 원자력세미나(주제 : i-SMR,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 방안) 주제 발표를 앞두고 지난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은 "i-SMR 개발과 수출 등에 민간 기업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방안들도 논의되고 있다"며 "임기 3년 동안 개발을 주관하고 있는 사업단에서 수출 전략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탄소저감이 화두가 되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도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키면서 해외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도 적극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다만 i-SMR은 새로운 사업인 만큼 수출 전략도 기존의 대형 원전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단장은 지난 1월 i-SMR 기술개발사업단 사업단장으로 선임된 뒤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i-SMR 기술개발사업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i-SMR 개발을 위해 지난해 1월 출범시킨 별도 법인 형태의 조직으로 i-SMR 핵심기술 개발 및 검증, 표준설계 등의 업무를 맡는다. i-SMR 개발사업은 2030년대 세계 SM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6년간 총 3992억 원을 투입,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SMR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김 단장은 "i-SMR는 향후 원전 수출경쟁력과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핵심 국가 전략기술"이라며 "정부 부처, 규제기관 등 관계기관과 유관 기업, 연구기관과 협력해 사업 기간 내에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i-SMR 조감도. 김한곤 단장 제공. |
◇ "i-SMR 안전성, 중대사고 ‘제로’ 가까운 기존 원전 1000배 이상 목표"
정부와 한수원은 기술개발과 함께 국민들이 SMR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기술적으로는 기존 원전과 비교해서 1000배 이상 안전한 i-SMR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0’에 가까운 10억년에 1회 미만으로 줄일 것"이라며 "사실 공학적인 세계에서 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이론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10억년에 1회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지 실제는 그러한 사고의 가능성을 없앤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주민들은 대피할 필요가 없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i-SMR 설계도 기존과 달리 우리가 원전이라고 하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이 적용된 설계를 환경 친화적으로 수행해 주민들이 받아들이기 편안한 외형을 갖추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단장은 "i-SMR의 안전성과 효용성에 대한 꾸준한 홍보활동도 한수원을 비롯한 관련기관들과 함께 진행할 것"이라며 "i-SMR의 안전성과 장점을 올바로 알리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미래에는 일반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원전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SMR 사업추진결과. 김한곤 단장 제공. |
◇ "우리나라, 세계 SMR 시장 주도권 확보 어렵지 않을 것"
i-SMR은 원자력발전의 미래로 손꼽히는 만큼 세계 각국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보유한 만큼 이제는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단장은 "한국형 i-SMR은 새롭게 개발한다기보다는 지난 20여년 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해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한 SMART 원전의 원자로에 대한 핵심기술과, 산업계에서 개발해온 전기가 필요 없는 안전계통이 결합되어 개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i-SMR이라는 완성품은 늦게 출발하지만 완성품을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들은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몇몇 혁신기술들을 개발하는 것을 제외하면 기술 수준 자체는 세계 최고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iSMR 개발을 위한 정부의 예비타당성평가가 통과되고 최근 개발을 전념하기 위한 사업단이 출범했지만, 이미 한수원의 재원으로 iSMR의 기본설계는 진행 중에 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2025년 말까지 설계를 완성하고, 2028년까지 표준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저희 판단으로는 이러한 계획만 지켜진다면 세계시장에서의 주도권은 충분히 가져올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주어진 예산과 주어진 기간내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거의 세계 유일의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주도권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SMR 수출 및 사업화 촉진 방안. 김한곤 단장 제공. |
◇ "상용 원전도 유연성 확대 등서 기술개발 활성화할 것"
에너지업계에서는 최근의 국제 에너지대란에 기관 또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활용 캠페인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대신 ‘CF100’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CF100’은 RE100 이행 전력원으로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전 등을 포함하는 ‘무탄소’(Carbon Free) 전원도 확대 인정하자는 개념이다.
i-SMR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i-SMR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물론 뛰어난 탄소배출 저감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단장은 "어떤 기업이 RE100을 달성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국가가 그것을 달성하는 것,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원자력계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견해라고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좀 낮추긴 했지만 그것 역시 달성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목표다. 이런 관점에서 2050년에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원자력도 그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SMR처럼 외부의 요구에 따른 출력변동을 유연하게 하거나, 수소 생산 또는 열 생산 등으로 활용을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면 탄소중립을 위해 신재생에너제와 서로 경쟁하는 전원이 아니라 상보 보완하는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i-SMR 뿐만 아니라 상용 원전도 유연성 및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확대해 나가는 기술개발이 지금보다는 더 활성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1997년부터 한수원 중앙연구원에서 일하며 한국이 독자 개발한 원전 모델인 APR1400의 안전 계통 개발 등에 참여했다. 또 원전 설계 핵심 코드 개발 과제의 총괄책임자를 지내고 국내 고유 원전인 APR+의 핵심기술 개발 과제책임자를 했다. APR1400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유럽 사업자요건(EUR) 인증 프로젝트를 총 관리해 최종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 경험이 있는 전문가라고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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