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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
14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세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9% 넘게 급등한 2만 4531.60달러를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이 2만 4000달러선을 웃돌은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18일만이다.
비트코인 시세는 최근 암호화폐 거래 은행 실버게이트의 청산발표, SVB 파산 소식 등으로 지난 10일에는 1만 9600달러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4일만에 가격이 25% 가량 급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가 1%대 하락을 기록한 것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암호화폐 2인자로 불리는 이더리움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4% 넘게 오른 1684.62달러에 거래 중이다. 이밖에 바이낸스(+5.92%), 카르다노(+2.01%), 폴리곤(+2.79%), 도지코인(+2.27%), 솔라나(+1.5%), 폴카닷(+2.59%)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상승세다.
이 같은 암호화폐 시세 급등은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불안감을 느낀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 국채와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급하게 대피하고 있는 와중에 이루어지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는다.
13일(현지시간) 2년물 미 국채금리는 0.6%포인트 가량 급락한 4.01%대를 기록, 1987년 블랙먼데이 다음날인 10월 20일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채권 가격과 국채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0.16%포인트 이상 떨어져 3.5%대에 안착했다.
국제금값 시세 또한 최근 들어 오름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4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일대비 2.64% 급등한 1916.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 거래일 동안 5%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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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 비트코인 시세 추이(사진=코인마켓캡) |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이유를 내놓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암호화폐에 대한 ‘숏 포지션’(공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13일 하루에만 1억 60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숏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자와 금융 시스템 보호를 위한 당국의 조치가 유동성에 민감한 비트코인에 더욱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조성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비트코인 시세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노엘 아케슨 이코노미스트는 "긴축 속도조절, 최종금리 하향 조정, BTFP 등은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이 공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트코인의 위험성은 수익성이나 등급 등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시장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자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펀드스트렛의 션 파렐 디지털자산 전략 총괄도 "암호화폐는 예상되는 유동성 변화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중앙화’라는 비트코인의 본래 목적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트코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전통금융에 반발하며 탄생했다. 중앙화된 금융시스템에 속하는 SVB가 최근에 파산하면서 전통금융에 취약성을 느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파렐 총괄은 "비트코인이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중앙화 금융의 취약성과 비트코인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가 비트코인에 호재라는 관측도 나왔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월 유럽 키프로스의 구제금융 사태로 뱅크런이 촉발됐는데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한 달만에 45달러에서 260달러로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