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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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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추가 금리인상 급물살…엔화 환율 본격 하락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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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추가적인 금융 정상화(기준금리 단계적 인상)를 꾀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를 계기로 2년 넘게 지속된 엔저 시대도 막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1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3.2%를 기록해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3.1%를 웃돌았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만 최고 수준이다.


모든 품목을 포함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또한 전년 동월대비 4.0% 상승, 2023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일본은행의 목표치인 2%를 34개월 연속 웃돌았다.


이처럼 일본에서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일본은행은 금리를 지난달에 이어 추가로 더 올릴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달 24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치고 단기 정책금리를 0.25%에서 0.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단기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 전망이 실현돼가면 그에 따라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전체 인플레이션은 G7(주요 7개국) 국가들 중 가장 높다"며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강세는 다음 금리인상 시시가 예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추측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이코노미스트들을 조사한 결과 일본 기준금리가 오는 7월께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물가 지표 발표 이후 최고 1.455%까지 치솟았다. 이는 15년만 최고 수준이다.


NLI 연구소의 사이토 타로 경제 리서치 총괄은 “일본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상반기 3%대에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보다 다음 인상 시기를 고민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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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AFP/연합)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일본 기준금리가 오는 6월과 12월에 한차례씩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일본은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내년 6월과 2027년 1분기에 금리를 더 올려 이번 금리인상기에 최종금리가 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을 멈춘 와중에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은 미일 금리차 축소로 이어지는 만큼 엔/달러 환율 또한 하락 추이(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환율은 전날 달러당 150엔선이 무너졌었다. 우에다 총재는 전날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기회의를 가졌지만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 이는 일본 정부가 금리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엔화 매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작년 12월 9일 이후 약 2개월만이다.


엔화 환율이 이날엔 150엔선을 다시 넘어섰는데 노무라증권의 모테키 진 전략가는 “금리 인상 베팅의 재평가보단 차익실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장기채 매입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것도 엔/달러 환율 하락에 제동을 걸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캐롤 콩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의 3월말 목표치가 149엔인데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창립자는 “우린 엔화 강세론을 일찍 예상했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할 것"며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엔, 혹은 120엔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젠버그 창립자의 '1달러=120엔' 전망이 현실화하면 엔/달러 환율은 역대급 엔저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2년 초반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한편, 올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지난달에 이어 오는 △3월 18~19일 △4월 30~5월 1일 △6월 16~17일 △7월 30~31일 △9월 18~19일 △10월 29일~30일 △12월 18~19일에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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