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만리동 2가에 위치한 ‘서울역 센트럴자이’ 단지에서 외벽 균열이 발생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 20일 균열사고가 난 서울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아파트의 건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난 111동 3·4호라인의 1층 외벽 기둥 일부가 파손된 데다 1층 천장과 지하층 복도, 지하주차장 등 곳곳에 0.1∼0.5㎜의 균열이 수직으로 발생해 구조자체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총 1314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2017년 준공된 비교적 새 아파트라는 점에서 입주민들의 불안은 더 하다.
회사 측은 파손된 기둥부분은 발코니를 받치는 비내력벽으로 구조체 안정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지만 한 전문가는 외관상으로는 그렇게 보여도 실제로 하중을 받는 구조라고 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회사측이 문제를 축소시키려는 것 아니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쾅! (방바닥이) 들썩…"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22일 본지 현장 취재를 종합하면 이 아파트에서 균열사고가 난 것은 20일 오후 5시30분께다. 111동 3·4호 라인의 한 주민은 "갑자기 꽝 소리와 함께 바닥이 들썩 거렸다"며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너무 무서웠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사고 직후 신고를 받고 파출소와 119소방대, 서울시 및 중구청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현장 상황과 주민들로부터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어 건축구조기술사 4명(서울시, 중구청, GS건설 소속)을 비롯한 건축 전문가들은 11시께 현장에 나와 임시 보강방안을 마련하고 1층 기둥 훼손부분에 대한 지지대 설치 등 긴급 보강작업을 벌였다. 이 작업은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건물 안전사고 불안감에다 소음과 진동에 밤잠을 설쳤다.
입주자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에 새벽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렸다. 사고당시 집에 있던 일부 주민은 불안감에 인근 호텔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역 센트럴자이’ 단지에서 외벽 균열이 발생해 현장에 가설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긴급보수한 상태. 사진=제보자 제공 |
◇ 전체동 위험 우려…정밀안전진단으로 원인파악해야
건축구조기술사들은 세대 방문과 지하층을 실사한 결과 파열된 기둥부분은 아파트 구조 전체에 위험을 주는 기둥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정확한 사고원인과 안전성 확보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지역건축안전센터 건축사와 건축기술사, 외부전문가들이 사고발생 직후 육안점검으로는 구조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후 GS건설과 입주자대표, 관리사무소 협의해서 업체 선정해서 진단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현재 당사는 전체 동에 대한 구조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기 위해 입주자 대표회의와 협의를 통해 객관적으로 안전진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기둥은 물론이고 건물 계단실과 지하층 등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 구조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 건축구조기술사도 "설계상으로는 하중을 받지 않게 설계한 부분이 확인됐지만 콘크리트가 금이 간 정도가 아닌 깨진 수준이기에 가볍게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다른 동 역시 똑같이 설계가 됐기에 시공에 문제가 있는지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확실히 문제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해당 동은 지반이 바위를 깎아서 만든 곳인데 지반 일부가 주저 앉은 것 아니냐"며 "‘비내력벽’이라고 강조하지 말고 객관적인 진단업체를 통해 철저한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아파트 주민들은 오는 28일 긴급 입주자대표회의를 열고 객관적인 정밀안전진단 업체 선정을 비롯해 피해보상 등의 향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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