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가 3조4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바이 코리아(Buy Korea)’ 기조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조444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규모인 1조9706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1조2831억원을 팔아치우면서 ‘5월에는 팔아라(셀인메이·Sell in May)’라는 증시의 오랜 격언을 실현한 것과도 대비된다.
올 1~5월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추이 | |
기간 | 금액(단위:억원) |
1월 | 6조3704 |
2월 | 4253 |
3월 | 2882 |
4월 | 1조9706 |
5월 | 3조4446 |
자료=한국거래소 |
외국인들의 코스피 사랑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지속되고 순매수 범위 또한 확산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12개월 누적 기준 순매수 전환 업종이 26개 업종 중 과반인 13개를 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 범위 확대 경향이 코스피 지수에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월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상위 종목 | |
종목 | 순매수금액(단위:억원) |
삼성전자 | 1조9754 |
SK하이닉스 | 1조1314 |
현대차 | 2,746 |
삼성전자우 | 2,064 |
네이버 | 1,993 |
자료=한국거래소 |
특히 이달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집중 매수에 나선 양상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1조975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전체 순매수(3조444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3%로 절반을 넘어섰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1조1314억원), 현대차(2746억원), 삼성전자우(2064억원), 네이버(1993억원), LG전자(1271억원) 등이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차지했다.
올해로 기준을 확대하면 삼성전자의 순매수 비중은 더 크다. 올해 외국인은 삼성전자 9조7806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는데 이는 올해 외국인 코스피 전체 순매수(12조6374억원)의 77.4%에 달하는 수준이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를 향한 강한 매수세는 삼성전자 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 주가는 7만3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7만4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외국인들의 매수 공세에 올 초 49%대로 떨어졌던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26일 52.33%까지 올라섰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이 52%를 넘어선 건 지난해 3월 이후 1년2개월여만이다.
증권사들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는 한국거래소가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최대치"라며 "내년 반도체 상승 사이클 진입이 예상되는 가운데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추세 전망으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순매수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 하반기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2월 이후 코스피 순매수는 4조6000억원인 반면 삼성전자는 6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2020~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삼성전자 30조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외인 수급이 올해 전대미문의 순매수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심은 꺾이는 양상이다. 외국인들의 코스닥 순매도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날 기준 이달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409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2차전지 관련주로 매도물량이 집중됐다. 최근 2차전지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가운데 반도체 시장 개선 전망에 투자자들의 투심이 반도체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외국인 코스닥 순매도 상위 1, 2위 종목은 에코프로(4157억원)와 에코프로비엠(1448억원)으로 모두 2차전지주가 차지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