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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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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신세계 정용진과 ‘닮은꼴 경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31 18:00

美유학파로 현지사업 들여와 신사업 주력



SNS 활동 기반 마케팅, 외부와 소통 강화



경영 시험대 김동선 식음료 성공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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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그룹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 김동선(34)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정용진(55)신세계그룹 부회장과 닮은 경영행보를 보여 주모받고 있다.

신사업 분야로 외식·주류사업을 낙점한 것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해 소통하는 오너경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모습들이 서로 유사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 美 유학파 재벌3세, 버거·와인 신사업 추진 ‘공통점’


신세계와 한화 그룹의 오너 3세인 두 사람은 햄버거와 와인을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경영 궤적을 보이고 있다. 사업을 승계해 눈부신 성과를 올려야 하는 공통의 입장에서 김동선 본부장에게 햄버거·와인 사업을 홀로서기 역량을 보여줄 팝업 성격 사업으로, 미식가로 알려진 정 부회장에게는 신세계 식품 부문을 키울 플래그십 성격 사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둘 다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현지에서 미국 햄버거 브랜드를 접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 햄버거를 신사업으로 들여온 점부터 동일하다. 특히, 김 본부장은 직접 현지에서 브랜드 검토부터 계약 체결까지 챙길 정도로, 정 부회장은 유학시절 즐겨먹던 브랜드를 들여와 적극 사업을 펼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김 본부장은 오는 6월 말 출점을 앞둔 ‘파이브가이즈’ 강남 1호점을 시작으로 향후 5년 간 매장 15개 이상을 세운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2011년 국내에 선보인 미국 프리미엄 버거 ‘자니로켓’의 사업 철수로 먼저 시행착오를 겪은 정 부회장은 가성비 중심의 ‘노브랜드 버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젊은 세대로부터 각광 받는 와인 시장에 꽂힌 점도 두 오너 3세의 공통점이다. 직·간접적으로 미국 와이너리(와인농장)와 접촉해 국내 유통망과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데 힘쏟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08년 주류 계열사 신세계L&B 설립과 함께 대형마트·편의점 등 계열 유통점에 와인을 공급하는 구조로 시너지를 내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프라퍼티스를 통해 미국 와인산지 나파밸리지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한데 이어 올 들어 이마트의 체험형 매장 ‘와인클럽’까지 그룹사 전반에 걸쳐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선 본부장도 6월 1일 한화갤러리아의 와인 전문 계열사 비노갤러리아를 신설한다. 자본금 5억원 규모로 주류 수출입·도소매·와인잔 수출입이 주사업이다. 특히, 지난해 한화패밀리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미국 나파밸리 지역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추후 비노갤러리아와 협업이 폭넓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 SNS 활용도 유사…신사업으로 본업 변화 주도 ‘김동선 행보’ 눈여겨봐야


두 오너가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적인 부분에서도 일맥상통한다.

SNS를 활용한 마케팅 차원에서 이른바 ‘유통 셀럽’ 성격을 띄는 것이다. 약 79만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정 부회장은 친근한 매력을 사며 ‘용진이형’이라는 애칭마저 붙었다. 김 본부장 역시 지난해 말부터 사업 준비에 돌입한 파이브가이즈 현장 사진 등을 적극 공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 본부장과 정 부회장을 포함한 해외 유학파 출신인 재벌 3세들은 구세대보다 신사업과 관련해 이해도가 높은 데다 소통 경영을 강조하는 편이라고 분석한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품목을 국내로 들여와 성공적인 사업을 키우는 것은 젊은 유학파 출신 오너들의 공통 전략"이라며 "기존에는 없던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주목하는 점에서 사업 전략이 중복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긴 시간 승마선수로 활동한 탓에 전문경영 경력이 짧은 김 본부장이 식음료 부문의 다각화로 사업의 변화를 이끌어 본업인 백화점(갤러리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 등 패션전문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백화점사업이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트랜드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라며 "리테일 서비스 차원에서 유행하는 F&B사업을 키워 다른 백화점에서 볼 수 없는 브랜드로 제공할 수 있다면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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