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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K-편의점' 글로벌행보 쾌속질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1 16:22

일본도 포기한 불모지 카자흐스탄에 첫 입성
현지 편의점 수요 높고 K팝 한류팬덤도 확산
고려인 기업과 협업 외국브랜드 거부감 해소
몽골 성공사례 살려 중앙亞 진출 교두보 기대

CU 카자흐스탄 MFC 체결식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가 지난 19일 편의점 CU의 카자흐스탄 진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식에 참석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편의점 CU가 최근 ‘편의점 불모지’로 불리는 카자흐스탄 진출 소식을 알리며 ‘K-편의점’ 선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욱이 중앙아시아 국가 중 최대 부국인 카자흐스탄에 편의점을 포함한 국내 유통업체가 진출한 사례가 거의 없는 생소한 시장인데다, 이전에 먼저 입성했던 일본 편의점마저 두 손 들고 나온 ‘글로벌 편의점’ 무주공산(無主空山) 시장을 CU가 뚫고 K-편의점 첫 깃발을 꽂았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카자스흐탄을 거점으로 삼아 우즈베키스탄 등 인접 중앙아시아 국가로 진출하기 쉽다는 점도 CU의 향후 ‘K-편의점 실크로드’ 청사진 구현에도 기대감을 더해지고 있다.



◇ 한류 절정에 현지 한국 문화 인기, CU도 먹힐까

21일 CU 운영사 BGF리테일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에 CU 카자흐스탄 1호점 출점이 예고돼 있다. 이어서 5년간에 걸쳐 카자흐스탄 내 CU 편의점 500개를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앞서 BGF리테일은 지난 18일 카자흐스탄 현지기업 신 라인(Shin-Line)의 편의점 전문 신설법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Master Franchise ·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 권한 및 매장 개설,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수취하는 방식)을 체결했다.

BGF리테일이 편의점 불모지나 다름없는 카자흐스탄에 ‘K-편의점’ 진출에 적극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현지 편의점산업의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에서다.

카자흐스탄은 구매력평가지수를 기반으로 산출한 국민 1인당 GDP가 지난해 3만달러(약 3850만원)을 돌파할 정도로 중앙아시아 5개국 가운데 가장 높고, 전체 인구에서 30세 미만의 청년층이 절반이 넘는 53%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2년간 한류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면서 현지 한국문화 선호도가 크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블랙핑크 등 국내 출신 글로벌 아이돌그룹의 인기가 확산되고, 코로나 비대면 문화 소비로 K-드라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카자흐스탄 내 한류 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과 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이었던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각) 현지에서 열린 ‘안녕! K-팝 페스타’에서 공연 티켓이 판매 시작 3시간 만에 2420개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한류 팬덤의 위력을 드러냈다.

카자흐스탄 현지 법인인 신라인의 신 안드레이 대표는 고려인 3세로 한국 문화에 높은 이해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CU만의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운영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수차례 한국을 찾았다.

CU 관계자는 "대표가 직접 한국에 와서 편의점 사업 현황을 비롯해 본인이 만약에 CU의 시스템을 도입했을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제공 외교부

▲카자흐스탄 이미지 제공=외교부

◇ 몽골·말레이에 카자흐스탄까지…CU ‘K-편의점’ 1위 굳히나

현재 CU는 편의점 해외 점포 수 1위 업체다. 이달 20일 기준 CU는 몽골과 말레이시아에서 각각 325개, 140개로 해외에서 총 465개의 점포를 운영중이다. 그뒤를 GS25(베트남 213개, 몽골 202점)과 이마트24(말레이 38개, 싱가포르 2개)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다만, GS25와 이마트24는 몽골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진출했지만 아직 추가로 공략할 해외 국가는 정하지 않았다. 몽골, 말레이시아 이어 카자흐스탄으로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하는 CU와는 대조를 이룬다.

CU는 이미 몽골 편의점 시장 점유율 약 70%로 독보적인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CU와 MFC 계약 체결한 몽골 파트너사 센트럴 익스프레스는 현지 내 CU 브랜드의 인기로 진출한 지 3년만에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CU가 몽골 시장에 이어 이번 카자흐스탄 진출에도 성공할 경우 향후 해외 점포 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국내 유통업체가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사례가 거의 없는데, 지금은 한류 영향으로 이슬람권 국가로의 진출도 용이하다"며 "CU가 카자흐스탄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일대 실크로드 쪽으로 K-편의점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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