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4대 금융지주(신한, KB, 하나, 우리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연계영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에도 용이하기 때문에 타 저축은행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1년 전보다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KB저축은행은 상반기 1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6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와 달리 신한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감소하는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순이익이 작년 상반기 14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6억원으로 81.7% 급감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1분기 5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도 조달비용 증가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셈이다.
다만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조달비용 증가라는 업권의 공통된 요인 외에도 대손비용 증가분, 각종 비용 등에 따라 저축은행 실적도 희비가 엇갈렸다.
일례로 KB저축은행은 작년 10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시스템 오픈으로 투입된 비용들이 감가상각 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면서 적자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상반기 실적. |
그럼에도 신한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하나저축은행은 PF자율협약, 연체 집중 관리를 위한 여신관리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신한저축은행도 상반기 그룹 전체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그 결과 신한저축은행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3.67%에서 6월 말 3.52%로 하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같은 영업 환경에서도 실적이 선방한 것은 결국 리스크 관리를 잘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됐지만, 이들 회사의 경우 시중은행과 연계영업, 계열사 시너지 창출,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기 때문에 다른 저축은행과는 차이가 있다. 시중은행에서 신용도 등의 문제로 대출이 거절되는 고객을 계열사인 저축은행에 소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 계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기업대출이나 부동산 PF 대출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시중은행은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고,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을 거래하는 고객을 함께 수용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하나저축은행은 작년부터 시너지 전담조직을 꾸려 은행 연계대출을 본격화했고, 최근에는 카드사와 협업으로 은행 ATM에서도 저축은행 계좌 출금이 가능하도록 했다. 신한저축은행은 대출이 어렵거나 한도가 부족한 고객에게 신한은행과의 연계대출 상품인 ‘허그론’을 추천하고 있다. 허그론은 2013년 처음 출시 이후 누적 취급액 1조1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