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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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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 시세 곧 바닥?…"美 국채금리 정점 임박, 침체 다가온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05 11:42
골드바

▲골드바(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올 상반기부터 고공행진을 이어온 미국 국채금리가 정점에 임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지만 경기둔화 우려가 짙어지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이는 금 가격에 호재로, 전문가들은 금 매수에 주목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4일(현지시간)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는 "미 국채 매도세가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금값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11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해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앞으로 더 지속될 여력이 있다. 그러나 미 노동시장 둔화를 시작으로 시장 안팎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국채금리가 곧 정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CNBC에 따르면 전날 4.884%까지 오르면서 16년 만 최고치 수준을 보이던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이날 4.735%로 7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민간기업 고용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나오면서다.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일자리는 총 8만 9000개 증가해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16만개를 크게 밑돌았다.

3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장 초반 연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가 연 4.867%로 7bp 하락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9bp 하락한 연 5.054%로 장을 마감했다.

경기둔화 우려는 국제유가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6% 폭락한 배럴당 84.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3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6% 내린 배럴당 85.8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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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제금값 추이(사진=CNBC 화면캡쳐)

국제금값 시세가 이미 경기침체를 조금씩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10년·30년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올 상반기 바닥을 찍은 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면 이날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834.80달러까지 미끄러졌음에도 연 저점(2월 24일·온스당 1817.10달러)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킷코는 온스당 1830달러가 1차 지지선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통상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를 내지 않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두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선임 전략가는 "올해 4분기는 채권가격 붕괴 후 증시가 폭락했던 1987년과 국제유가가 고점을 찍었던 2008년이 합쳐지는 느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현재 상황이 과거 침체기와 비슷한 시장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CNBC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2007년 4월 연 5%대로 고점을 찍은 후 2012년 7월 1.6% 수준으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648달러에서 1773.90달러로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 매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예 캐피털 마켓츠의 나임 아슬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많은 트레이더들에게 있어서 좋은 매수 기회라 생각한다"며 "금값이 더 떨어졌을 때 추가 매수가 가능한 사람들이 더욱 해당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11월 이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못할 것"이라며 "25bp의 금리 추가 인상 또한 상황을 크게 뒤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켓게이지의 미첼레 슈나이더 이사는 "현재 금을 공격적으로 매수하지는 않겠지만 매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1830달러가 중요한 가격대"라고 밝혔다. 또 금 매수시점과 관련해 "금값이 온스당 1865달러로 회복해야 한다"면서도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값이 1700달러 초반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장기적 전망과 관련해 강세론을 고수하고 있다. 슈나이더 이사는 "국채금리 상승이 이미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며 "경기가 둔화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이는 금값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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