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 모습. 연합뉴스 |
의료계와 일부 정치권의 우려가 여전하지만 플랫폼 원격진료가 금지돼 있는 국가는 세계 주요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법제화는 추진하되 적용 대상과 범위를 놓고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와 의료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1~12일 이틀간 보건복지부 대상 국정감사 때 관련 증인과 참고인 6명 출석시켜 원격진료 이슈를 다룬다. 증인과 참고인 6명은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와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등 기업계 3명과 의료계 3명이다.
지난해 국감때 원격진료 관련 증인 1명(장지호 닥터나우 대표)만 출석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크게 늘어나 원격진료 법제화 여부를 놓고 찬반 논의가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금지돼 있는 원격진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한시적으로 허용됐다가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지난 6월 복지부 시범사업으로 전환됐다. 사실 금지의 족쇄가 채워진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부터 원격진료를 둘러싼 입장은 의료계와 산업계가 극명하게 대립했다. 의료계는 의사의 진료 부실 우려와 문제 발생시 책임 소재 불분명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고, 산업계는 환자의 편의를 앞세워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다.
의사·약사 등 의료계 출신 의원이 많은 보건복지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반영해 ‘신중론’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우려가 높아 산업계 증인·참고인을 향한 질의와 지적이 거셀 전망이다.
실제로,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급여의약품 처방현황’ 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시범운영 기간동안 처방이 금지된 마약류 842건과 오·남용 우려 의약품 203건이 처방됐다며 각종 지침 위반 다수 사례를 지적했다.
같은 상임위 소속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복지부로부터 받은 ‘18세 미만 비대면 진료 진료·처방 건수’ 자료를 근거로 지난 6월 시범사업 기간에 ‘소아·청소년 초진 비대면 진료 금지’ 지침을 어긴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특히 초진의 경우 원격진료를 허용해선 안된다"며 "의료사고의 법적 책임 명확화 등 충분한 보완이 이뤄진 후에 대면진료의 보조 수단으로만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산업계는 원격진료를 금지하는 곳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환자 편의 증진과 규제 혁파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원격진료 플랫폼 스타트업 관계자는 "소아과병원 감소, 바쁜 직장생활 등을 감안하면 원격진료 서비스가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원격진료 시범사업에 대한 의견 수렴 차원에서 의료계·산업계·학계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개최했으며,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의료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이번 국감이 원격진료 법제화를 위한 마지막 국회 차원의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원격진료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만큼 기존 시범사업의 도서산간지역 외에 소아·노인으로도 초진 원격진료 적용 범위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법제화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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