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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월마트처럼…실적 턴어라운드 잡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1 16:40

리뉴얼·온라인 확대, 대표교체까지 수익 반등에 사활
홈플러스, 하반기 매출 상승세 계기 흑자전환 청신호
월마트, 푸드·온오프 시너지로 성장세 전환 '반면교사'

이마트신도림점

▲이마트 신도림점을 찾은 소비자가 과일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업황 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진 대형마트업계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저마다 내부 사정을 달라도 △다른 사업부와 통합소싱 강화 △식품 차별화 △온라인 배송 인프라 강화 등 사업 및 마케팅 차별화에 주력하며 고객 확대를 통한 수익 반등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경영 전략의 변경 차원을 넘어 ‘대표 교체’라는 초강수를 둘 정도 국면전환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가 하반기 매출 상승세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면서 미국 1위 대형할인점 월마트의 반등 성공사례와 유사하다는 분석까지 나와 향후 대형마트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통한 식품사업 및 온라인 배송 강화로 매출 회복 기미를 보이며 올해 흑자전환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식품 매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한 달간 홈플러스 식품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6% 이상 증가했다. 고객 한 명의 신선식품 구매 빈도도 월 평균 약 3회를 기록하며 매출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매장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맞춤배송’이 매출 극대화에 작용하면서 홈플러스 온라인은 최근 4년간 연평균 20%대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계연도 기준 상반기(3~8월) 매출은 전년비 12% 성장하고, 단골 고객은 17% 늘었다. 이같은 성장세에 고무된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확대(연내 영등포, 김포 2곳 리뉴얼)과 온라인 확장 가속화 등을 통해 올해를 ‘수익 증가 원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2019년 매출 7조3001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매출이 6조원대로 떨어지며 지난해까지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 영업손실 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9년 160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1년부터는 적자전환해 지난해 260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홈플러스는 올해는 매출 극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7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3사 최근 3년 실적 추이
구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2021년 매출 24조9327억, 영업이익 3168억 매출 5조7160억(-7.1%), 영업손실 320억 매출 6조4807억원, 영업손실 1335억원
2022년 매출 29조3335억, 영업이익 1451억 매출 5조9040억(+3.3%), 영업이익 540억(흑자전환) 매출 6조6005억원, 영업손실 2601억원
2023년(1·2분기) 1분기 매출 7조1354억(+1.9%), 영업이익 137억(-60.4%)
2분기 매출 7조2711억(+1.7%), 영업손실 530억원(적자전환)
매출 1조4470억원(-1.7%), 영업익320억(+91.8%)
매출 14220억(-1.3%), 영업손실 3억(적자축소)
실적 연간기준 발표
자료=각 사
업계 1위 이마트는 지속된 수익성 악화에 최근 ‘대표교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 2021년 3168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올해 2분기에 53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그 여파로 만 4년간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끌던 강희석 대표가 물러났고,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로 교체됐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이 통합 대표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를 동시에 맡게 된다. 이마트는 이같은 변화를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도 하반기 슈퍼 사업부와 통합소싱 강화로 수익성 개선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앞서 상품 통합 소싱 성과가 나타나며 영업이익 크게 증가했다. 2분기 마트 사업 부문 매출은 1조 4220억원(-1.3%), 영업손실 30억원(적자축소)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통합소싱 품목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김장철에 앞서 슈퍼와 함께 절임배추 사전예약을 진행중이다. 이를 통해 절임배추 사전예약(10월 5~9일) 매출이 전년 예약 기간 대비 150%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선 할인점들이 실적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에선 할인점이 먹거리와 온라인 경쟁력 강화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사례로 현지언론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다름아닌 미국 1위 월마트가 주인공이다. 월마트는 미국 온라인쇼핑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아마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2016년 스타트업 오픈마켓 업체인 제트닷컴을 33억달러에 인수하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이뤄냈다. 이를 통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1분기(2~4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7.6% 증가한 1523억달러, NonGAAP EPS(주당순이익)는 13.1% 늘어난 1.47달러를 기록하여 매출과 EPS가 시장 기대치를 각각 2.4%와 12.1% 상회했다.

현재 대형마트들은 월마트와 같은 실적 반등을 이루기 위해 점포 리뉴얼 및 온라인 강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한국 사회의 구조적 특징상 대형마트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미국 월마트 얘기를 많이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다르다. 미국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결혼도 계속하면서 X세대보다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 수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대형마트는 ‘4인 가구의 쇼핑 플레이스’인데, 한국은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다보니 대형마트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 소비의 가장 큰 집단인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가 명품과 같은 과용 소비를 해서 지금은 거의 부도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젊은 세대들이 지금 소비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라며 대형마트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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