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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저축은행 넘어 증권사 인수도 '상상'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3 16:13

순이자마진 하락, 비이자이익 부진 등 악재 산적



금융권, 우리금융 ‘저축은행 인수’ 진의파악 분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시 수도권 영업망 확장 이점



일각선 상상인증권 등 증권사 인수 사전작업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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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진의를 놓고 업계 간 의견이 분분하다. 다른 금융지주를 보더라도 저축은행 인수가 금융그룹 실적이나 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증권, 보험사를 품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경기도를 영업구역으로 하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단계적으로 상상인증권과 같은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8569억원으로 전년 동기(9334억원) 대비 8% 넘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어 우리은행의 순이익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증시 부진, 금리 상승으로 비이자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자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은행권 전반적으로 비화폐성 환차손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이 220억원의 비화폐성 환차손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건은 기업대출이다. 3분기 가계대출, 기업대출이 전반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낸 가운데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사활을 걸고 있어 기업금융에서 어떠한 성과를 냈을 지가 관전포인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9월 기업대출 잔액은 1238조2000억원으로 한 달 새 11조3000억원 늘어 9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2분기 현재 기업대출 잔액 161조원을 기록했는데, 그룹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 추진 전략에 따라 이를 2026년 말 237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3분기 실적보다 저축은행 인수 추진에 대한 진의를 파악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회계법인과 실사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상상인에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매각하라고 의결했다. 이에 따라 상상인은 내년 4월까지 6개월 안에 계열 저축은행 대주주 보유 지분을 10% 이내로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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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저축은행.


우리금융 계열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업계 27위권,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합한 총자산은 업계 7위권이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권에 영업거점을 두고 있어 경기권을 기반으로 하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영업권역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거점에 따라 영업에도 제약사항이 많다"며 "경기도가 지역 기반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우리금융이 인수하게 되면 수도권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연계영업, 계열사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미 저축은행을 보유 중인 우리금융 입장에서 굳이 저축은행을 또 인수할 필요성은 적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당장 급한 계열사는 증권사와 보험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 당국으로부터 지분 매각 명령을 받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추후 상상인증권도 인수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계 저축은행은 은행에서 취급하기 어려운 중저신용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교차 판매를 단행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부실한 제2금융권의 이미지를 해소하는데도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현재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굳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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