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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IPO 무용지물되나… 투자 손실 확률 '86%'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1 15:44

올해 14개사 스팩 합병 상장...19개사는 대기 중



14개사 중 12개사 상장일 종가 하회...최저 -67%



합병상장 문턱 낮은만큼 몸값 뻥튀기 쉬워 주의

IPO

▲올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4개사 중 12개사(85.71%)의 최근 주가 수준이 상장일 종가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올해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4개사 중 12개사(85.71%)의 최근 주가 수준이 상장일 종가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반 상장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스팩 합병 상장의 특성상 기업가치가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제조업체 레이저옵텍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하나금융23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산업용 레이저 제조기업 한빛레이저 역시 DB금융스팩10호와의 합병 상장을 앞두고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17개 기업이 상장심사 청구서 제출 및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 시점을 가늠하고 있어, 기업공개(IPO) 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팩 합병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해 투자 재검토가 요구된다. 올해 총 14개 기업(소멸합병 10건, 존속합병 4건)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이 중 10월 말 기준 주가가 상장일 당시 주가를 상회한 곳은 엑스게이트(30.97%), 라온텍(16.61%) 등 단 두 곳이었으며 나머지 12개사는 모두 하회했다.

하락 폭도 모두 두 자릿수에 달했다. 지난 4월 4일 상장했던 셀바이오휴먼텍의 경우 10월 31일에 이르기까지 주가가 66.78% 급락했다. 이외에도 화인써키트(-64.94%), 율촌(-55.84%), 팸텍(-55.01%), 크라우드웍스(-49.71%), 코스텍시스(-48.19%), 코어라인소프트(-41.71%), 슈어소프트테크(-38.88%), 벨로크(-35.87%), 라이콤(-27.00%), 우듬지팜(-21.61%), 메쎄이상(-10.03%) 등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한 91개사 중 46개사가 상장일 주가를 상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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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신규 상장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분산·재무·안정성 등 각종 요건에 대한 심사를 거쳐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몸값 고평가’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이후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할 경우 스스로 상장을 철회하는 일도 빈번하다.

반면 이미 신규 상장 과정을 거친 스팩과 합병을 하는 경우 상장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및 주주총회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상장 절차가 빠르다. 기업가치 산정도 따로 비교 기업군을 제시할 필요가 없고, 합병 법인 간 의사에 의해서만 정해지기에 고평가 논란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설사 금융당국의 지적이 나오더라도 조금만 낮추면 되기 때문에 상장에 큰 무리가 없다.

이 때문에 금투업계 일각에서는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회사들의 경우 기업가치가 다소 고평가된 경향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팩은 정해진 기간 내 합병에 실패할 경우 청산되기 때문에, 차라리 비우량기업이더라도 합병을 우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미 미국은 부실한 합병가치 산정으로 투자자 피해가 커지며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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