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앞두고 서울 종로구 출마설 나오는 정치권 인사들. (왼쪽부터)서울 종로구 지역구 의원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법무부 장관,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종로지역위원장,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임종석 전 청와대대통령실비서실장.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내년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의 심장’인 종로구를 둘러싼 여야 출마설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 중심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구는 옛날부터 ‘정치 1번지’로 불렸다. 종로구는 두 명의 대통령을 탄생시킨 지역구이기도 하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이 종로에서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정치 거물들이 종로구를 거쳐갔다.
종로구는 선거구가 재획정 된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 이후 12번의 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8번, 민주·진보 계열 정당이 4번 깃발을 꽂았다. 지난 19대부터 21대까지는 민주당이 종로구를 사수해오다가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탈환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종로구를 두고 출마설이 나오는 정치인은 여권의 경우 국민의힘 하태경·최재형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야권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종로구 지역위원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임종석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등이다.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는 우리 당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곳이고 종로를 빼앗긴 채로는 수도권 정당이라고 할 수 없다.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며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는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이 종로 지역구 의원이다. 최 의원은 감사원장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감사를 맡아 당시 문재인 정부와 대립하면서 대중 인지도가 높아졌다. 최 의원은 지난 2021년 6월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해 정계에 발을 들였다.
당초 종로구 의원인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3월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민주당은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았고 전략공천을 받아 국민의힘 후보로 나온 최 의원이 52.09% 득표율을 얻어 종로구를 사수했다.
하 의원은 현재 종로가 지역구인 최 의원에 대해 "식사하면서 말씀을 드렸다"며 "최 의원님 인품이 좋으셔서 그랬던 것 같다. ‘하 의원 나오는 걸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 그래서 저는 페어플레이를 하자 이렇게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정계에서는 여당이 전략공천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이 국민의힘 험지로 꼽히는 데다가 총선에서 정치적 상징성이 큰 종로구를 사수하려면 인지도가 높고 파장이 큰 인물을 내세울 수도 있다고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현재 출마 여부가 총선 구도를 바꿀 최대 변수라고 꼽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장관이다. 정계에서는 두 인물 모두 차기 대선주자로도 꼽히는 만큼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종로구 지역위원장인 곽 변호사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곽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지역위원장으로 선임된 뒤 종로구에서 기반을 닦아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광재 총장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장의 자택이 종로구에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뒤 같은 해 7월부터 국회 사무총장을 맡아오고 있다. 다만 이 총장은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출마지역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정계에서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이종걸 전 의원도 종로에 출마를 결심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 전 의원이 최근 종로구에 출마할 결심을 굳힌 뒤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고 알려졌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거론되고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지난 2019년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했다. 최근 열린 서울 강서을 지역위원회 행사에선 강연자로 나서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서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다만 특정 지역에 대해서는 "지금은 지역구에 대해 고민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치권 안팎으로 ‘이재명 차출설’과 ‘이낙연 재등판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지만 두 경우 모두 가능성이 낮다"며 "종로구는 정치적 상징성이 큰 만큼 후보자들에게 부담이 큰 지역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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