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온디바이스 AI 제품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인 ‘온디바이스 AI’의 도입으로 반도체 업종이 내년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스마트폰, PC 등은 기존 제품보다 메모리 반도체 탑재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해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수혜주로 각광받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제주반도체 주가는 75.6% 상승했다. 제주반도체는 모바일 메모리 반도체 설계 업체로 지난달 2일 402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지난 1일 종가 기준 7060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0.2%, 삼성전자는 4.9% 상승했으며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인 칩스앤미디어(76.9%), 퀄리타스반도체(17.6%)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열린 ‘삼성 AI 포럼 2023’에서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S24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구글도 지난달 AI 스마트폰인 픽셀 8을 출시했고 중국 비보는 업계 최초로 AI 스마트폰인 X100을 공개한 바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연산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기에 내장된 AI가 이용자 사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온디바이스 AI가 AI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이 온디바이스 AI의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AI 시장은 클라우드 서버 중심에서 스마트폰·PC·가전으로 확대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변화의 중심에 위치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D램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추정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AI용 D램은 HBM과 유사한 고대역폭 설계가 필요한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온디바이스 AI에 특화된 LLW D램을 개발했으며 주요 고객사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도래가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주도주로 반도체 업종을 제시하고 나섰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위축됐지만 AI 수혜로 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전체 수출 중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지난해 평균 56%에서 올해 평균 49%까지 축소됐으나 앞으로 AI 시장이 더 커지면서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온디바이스 AI 대중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출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 달간 주가가 70% 넘게 오른 칩스앤미디어도 주목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칩 내 비디오 IP 전문업체로 최근 AI 반도체인 NPU IP ‘CMNP’ 개발을 완료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칩스앤미디어는 AI NPU·GPU 시장에 필요한 영상 코덱과 IP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내년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추론용 AI 칩에 관심이 집중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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