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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최근 국제 금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며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관련 상품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2.50달러(1.57%) 급등한 온스당 2089.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0년 8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2069.40달러)를 경신한 수치다.
◇ 금리 정점·달러화 약세·지정학적 리스크 영향
그간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해 9월에는 온스당 1600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면서 금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올해 4월 20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도 긍정적이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의 1년 누적 수익률은 13.65%, ‘ACE KRX금현물’는 13.38%가 올랐다. 또 ‘KODEX 골드선물(H)’(9.87%), ‘TIGER 골드선물(H)’(9.53%)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 강세는 미국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달러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투자자들의 금 매수세가 이유다. 여기에 인도 결혼식 시즌과 크리스마스, 중국 설날로 금 실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을 사들이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금 가격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회사 뉴엣지웰스(NewEdge Wealth)의 벤 에몬스(Ben Emons)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면서 "경기 침체를 겪을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은 시장이 위험 부담이 작용할 때 상승하는데, 실질 금리와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인 만큼 금값이 상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함에 따라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 고용의 완만한 둔화가 예상되는 등 경기 둔화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다만 지정학적 이슈가 완화되는 점은 상승폭을 축소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려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FOMC 점도표상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순연된 만큼 내년 하반기 금 가격 상단은 온스당 2150달러까지 열릴 수 있다"며 "금은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시장 악화는 경기 침체 우려 점증으로 연결된다"면서 "그렇기에 안전자산으로써의 매력도는 높아질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미 금 가격이 고점인 만큼,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 고점 수준에 다가선 금 가격이 슈퍼 랠리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금리안정에 따른 달러 약세 기대감 강화와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지연 등은 금 가격의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