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로 폐점한 투썸플레이스 1호점 ‘신촌점’ 전경. 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토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의 1호점 ‘신촌점’이 2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한때 자체 매장 중 매출 1위를 자랑했으나, 이번에 운영사의 경영 효율화 결정에 따라 전략적 폐점 운명을 맞이한 것이었다.
5일 투썸플레이스에 따르면, 2호선 지하철역 신촌역 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3층 건물에 들어선 직영 1호점 신촌점이 이달 1일자로 폐점했다. 2002년 12월 개장한 후 21년 만이다.
당초 24시간 운영된 매장이었으나 지난달 19일부터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점포 정리에 나섰다. 문을 닫기에 앞서 고객 이해를 돕고자 매장 내 점포 이전 안내문을 내걸었지만 ‘이전이 아닌 폐점’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통상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전문점에게 1호점은 상징성이 짙은 매장으로 통하면서 투썸플레이스의 신촌점 폐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가장 오래된 매장인만큼 일각에선 매장 전용 행사를 운영할 정도로 기업 차원에서 보존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신촌점도 과거 신메뉴 개발 시 첫 판매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점포 개별 행사를 진행한 적이 없는 등 중요성이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임대료 문제에 따른 폐점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상가 임대차보호법상 영업권 보장 기간이 10년인데, 신촌점이 해당 건물에 들어선 지 10년이 더 넘었다"면서 "임대인·임차인 간 발생한 상가 임대차 계약 상 문제로 계약 만료에 따른 이전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투썸플레이스는 높은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경영 효율성을 고려한 전략적 폐점이라는 입장이다. 신촌점을 그대로 운영하기보다 기존 신촌 상권 내 매장들에 역할을 분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임대료 공개는 어려우나 임대료 문제는 아니다"라며 "매장 노후화와 함께 지역 상권의 변화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CJ그룹 계열 CJ푸드빌의 외식음료 사업부로 출발한 투썸플레이스는 이후 물적분할(자회사)을 거쳤다가 2018년부터 3년에 걸쳐 약 4500억원에 사모펀드 엥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어 2021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 다시 약 1조원에 인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3641억원을 기록한 투썸플레이스 매출은 이듬해 4118억원, 지난해 4282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5억원에서 372억원, 지난해 219억원으로 사실상 반토막이 난 상태다.
최근 몇 년 새 투썸플레이스는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외연을 축소하기보다 상권 분석을 통한 수익성 위주의 매장 출점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저조한 실적에도 2020년 1329개였던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2021년 1461개, 지난해 1558개, 올해 12월 초 기준 1629개로 오히려 규모가 더 커졌다.
신촌점을 폐점하는 대신 지난달 28일 신촌세브란스 병원 인근 새 점포인 신촌연세동문회관점을 낸 것도 전략의 하나로 업계는 풀이한다.
신촌 메인 상권인 명물거리에 위치한 신촌연세로점과 함께 지하철 이용객과 대학생, 병원 방문객까지 유동인구를 흡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연세대 정문 유동인구는 3만1382명으로 같은 기간 2호선 신촌역(2만7433명)을 웃돌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연대 정문 인근은 대로변 특성상 유동인구가 많고 이 가운데 병원 이용객이 상당수"라면서 "특히, 신촌 상권 내 역세권 주변으로 대형·소규모 카페와 쇼핑몰이 많고, 신촌세브란스 병원 인근에는 업종 특성상 약국 등의 시설이 많아 경쟁력 확보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