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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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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에 웨이브까지…SK스퀘어 포트폴리오 ‘소용돌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5 14:33
SK스퀘어

▲SK스퀘어 본사 T타워.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에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적자 기업 11번가에 대한 ‘손절’을 결정하고, 또 다른 적자 기업 ‘웨이브’마저 티빙과 합병해 2대 주주로 남기로 하면서 포트폴리오 ‘새 판 짜기’를 시도 중이다.


◇ SK스퀘어, 웨이브도 ‘손절?’…웨이브·티빙 합병키로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전날 CJ ENM과 각사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와 티빙을 합병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스퀘어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포괄적인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며 "CJ ENM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는 2대 주주로 남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SK스퀘어(구 SK텔레콤)와 지상파 방송 3사의 합작사 콘텐츠웨이브가 운영하는 OTT이다. SK스퀘어가 최대주주로 웨이브의 지분 40.5%를 갖고 있고, 방송3사가 19.8%씩을 나눠 갖고 있다. 웨이브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23만명으로,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 티빙에 이은 4위다. 웨이브는 ‘토종 OTT’라는 수식어를 내걸고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넷플릭스의 공세 속에 지난해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797억원에 달한다.

SK스퀘어 측은 "아직 합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실사 등을 거친 뒤 합병비율을 정하고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IPO 실패하면 OUT…SK스퀘어, 포트폴리오 싹 바꾼다


SK스퀘어는 최근 11번가에서도 손을 떼기로 선언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11번가의 기업공개(IPO) 실패 이후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11번가 지분 18.8%를 되사갈 권리마저도 포기하면서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번가는 네이버와 쿠팡의 공세 속에 3년 연속 적자를 냈고, 올해 3분기 누적적자만도 910억원에 달한다. 11번가는 지난주부터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SK스퀘어는 올해 초 보안기업 SK쉴더스의 최대주주 자리도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겼다. SK쉴더스는 적자 기업은 아니었지만, 11번가와 마찬가지로 IPO에는 실패했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SK스퀘어가 국내 간판 보안업체를 외국 자본에 넘겼다는 비판도 나왔다.

업계에선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하이닉스의 영업손실에 따른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8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SK스퀘어는 중장기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SK하이닉스와 시너지가 높은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신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과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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