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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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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배’ 모험 즐기는 서학개미들 레버리지 ETF에 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6 15:24

美 연준 기준금리 인상 사실상 마무리

공격적 투자 늘어 '3X·QQQ' 등에 뭉칫돈



외신도 "한국 개인 트레이딩 군단" 주목

코인 등 경험 젊은 투자자 유입 해석도

서학개미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 중인 서학개미들이 11월 이후에도 국내 시장에 없는 3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됨에 따라 채권에 투자하는 ETF에서 벗어나 지수의 등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더욱 공격적인 형태로 변모한 것이다.

◇연준 금리인상 중단에 3X로 몰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서학개미들은 11월 이후 지난 3일까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EAR 3X·SOXS)를 1억2892만달러어치 순매수 했다. 이 상품은 ICE 반도체지수가 하락할 경우 3배의 수익을 추구한다. 또 나스닥100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도 7834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아울러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X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TMF)’도 3551만달러어치를 순매수 했다. 이 상품은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ETF로, 국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익을 얻는다.

연초 이후 10월 말까지 서학 개미들이 순매수한 1위부터 3위까지 종목은 모두 미국 국채에 베팅하는 ETF로 구성돼 있다. 1위는 TMF로 10억7861만달러, 2위와 3위는 각각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 엔화헤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3억4721만달러,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TLT) ETF 3억945만달러 등이다.

그간 미국 금리가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보다 안전하고 고수익의 ETF를 매수해왔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마무리 되면서 주요 지수들에 투자하는 더욱 공격적인 형태로 모습이 바뀐 것이다. 특히 반도체지수와 나스닥 지수 하락에 레버리지 베팅 투자자가 늘어난 건 연준의 긴축 종료는 경기 침체를 의미하고 이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나타난 만큼, 약세장을 전망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서도 "한국 개인트레이딩 군단"

국내 서학개미들의 이같은 공격적 형태는 외신에서도 주목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의 개인 트레이딩 군단, 미국 레버리지 ETF에 올인하다’(Korea’s Retail-Trading Army Is Going All-In on US Leveraged ETFs)라는 보도에서 "한국인들은 단순한 금융상품을 지루해하며 그들은 레버리지를 원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ETF 투자 규모는 23억 달러로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 상승률의 1.5배를 추종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 베어 1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and Bear 1X Shares·TSLL)의 경우 전체 자산의 35%를 보유했다고 전했다. 또한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테크 종목들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BULZ’의 자산의 28%, 반도체주들의 상승률을 3배 추종하는 ‘SOXL’의 19%도 서학개미들이 보유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이 레버리지 ETF에 각광하는 이유는 코인 투자를 경험한 젊은 투자자들의 유입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인 열풍이 불던 당시 투자에 나섰던 젊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고수익 상품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졌고, 해외 레버리지 ETF 투자 규모도 확대 된 것 같다"며 "국내 시장에서도 초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대한 요구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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