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고배당주의 인기가 시들해진 가운데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올 연말 국내 증시에서 고배당주가 유독 찬밥 신세인 가운데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다. 연금계좌를 이용해 투자할 경우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고 미 ETF에 직접 투자 시 발생하는 배당소득세 걱정도 덜 수 있어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솔미당·에미당·타미당’…한국판 SCHD 인기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국판 SCHD(슈드)’로 불리는 국내 배당성장 ETF로의 투자자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배당성장 ETF인 ‘SCHD’ ETF와 동일한 미국다우존스 지수를 추종하는 월배당 ETF다. 코카콜라, 화이자, 포드, 시스코시스템즈, 펩시코, 브로드컴 등을 담았다.
이들 ETF는 상장 시기가 1년 내외로 짧은 새내기 펀드지만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줄여서 ‘솔미당’,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에미당’,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타미당’으로 불린다.
솔미당은 지난해 11월 상장해 국내 배당성장주 가운데 월배당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지난 5일 기준 솔미당의 순자산 규모는 35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 3월 솔미당에 환헤지 전략을 가미한 국내 최초 환헤지형 배당성장 ETF인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H)’도 출시했다. 해당 ETF는 환헤지형 ETF 가운데 올해 개인순매수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미당은 지난 2021년 10월 상장한 이후 지난 9월부터 월배당 전략으로 전환한 상품이다. 순자산액 규모는 1500억원을 훌쩍 넘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월 타미당을 출시한 이후 타미당과 동일하게 월배당 전략에 프리미엄 수익을 더한 ‘TIGER 미국배당+3%프리미엄다우존스’와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도 출시하는 등 미 월배당 ETF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금계좌 활용하면 세율 5% 내외로 감소
이들 ETF가 대세로 떠오른 데는 국내 고배당주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월배당 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다.
통상 고배당주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내세워 연말 배당기준일을 앞두고 매수세가 강하다. 하지만 올해 경기 불황에 고배당주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배당 규모를 줄이는 배당컷을 감행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고배당주의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누는 방식으로 책정되는데 기업들이 배당기준일 이후 배당금 규모를 줄이겠다고 발표할 경우 배당금이 전년 대비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배당성장주는 배당금 규모를 꾸준히 증가한 기업들로 고배당주에 비해 단기 수익률은 낮을 수 있지만 매년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또 월배당 ETF에 투자 시 개인형퇴직연금(IRP)와 같은 연금계좌를 이용할 경우 일반 계좌로 투자할 때보다 과세 비율이 낮아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일반 계좌로 투자한 후 배당금을 지급할 때는 15.4% 세율로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만 연금계좌는 세율이 3~5% 정도로 줄어든다. 최근 늘고 있는 연금계좌 활용 관련 수요가 월배당 ETF 투자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ETF 운용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로 월배당 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며 "월배당 ETF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규모를 꾸준히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