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친윤석열(친윤)계로 알려진 부산 사상구 3선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22대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다.
장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아버지 고(故)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찾은 뒤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벌써 8년이 지났다"고 밝히며 "보고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버지가 주신 신앙의 유산이 얼마나 큰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며 "아버지의 눈물의 기도가 제가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는 힘이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고 적었다.
또 "아무리 칠흙같은 어둠이 저를 감쌀지라도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으로 예비하고 계신 것을 믿고 기도하라는 아버지의 신앙을 저도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혁신안 가운데 핵심내용이 되는 당 지도부, 중진, 친윤계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를 다룬 ‘주류 희생’ 실현에 신호탄이 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장 의원의 불출마 시사에 따라 앞으로 지도부와 친윤 핵심들의 향후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혁신위의 권고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달 11일 유튜브 ‘KTN한국TV뉴스’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장 의원은 이날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15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지역구 현안 사업과 예산 확보 성과 등을 소개한 뒤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리를 탐하지 말고 업적을 탐하라고 했던 아버지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며 "저는 제 알량한 정치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 여러분과 함께 죽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과 우리가 꿈꿔왔던 사상 발전의 꿈을 완성하는 그 업적 하나로 난 족하다"며 "위대한 낙동강 시대의 중심 사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저는 이 일을 위해서 제 남은 인생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서울로 가면) 안됩니다"라며 호응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날 행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식을 다녀왔다. 경남 함양체육관에 버스 92대 4200여명 회원이 운집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지지자들을 상대로 부산 사상 지역구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인 위원장의 용퇴론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장 의원이 총선에 불출마한 뒤 오는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자리에 도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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