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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이 뜬다] 원가 절감·탄소중립 등 유리···금융투자 기회 확대 기대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2 14:10

생산 효율화 필수 기술로 진화···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
"적극적 R&D 투자 필요···국내 솔루션 점유율 높여야"

자료사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자료사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HD현대 전시관 조감도. HD현대는 이번 행사 전시공간에 ‘트윈 사이트’를 조성하고 디지털 트윈 관련 기술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 기조연설자로 나서 회사의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에 대해 소개한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력에 대해서도 홍보할 계획이다. 지멘스, 로레알 등도 디지털 트윈과 가상현실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이번 CES 2024 기조연설 기업 6개 중 3개가 디지털 트윈에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 트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이 기술이 ‘선택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가 절감, 생산 효율화, 리스크 예방 등에 더해 탄소중립 등에도 도움을 주는 만큼 앞으로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산업 혁신을 향한 디지털 트윈의 진화’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트윈은 2002년 미국에서 효율적인 제품 생애주기 관리를 위해 처음 제시된 개념이다. 현실의 데이터가 가상세계로 이동하고 다시 가상세계에서 현실로 정보와 프로세스가 순환하는 방식을 지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디지털 트윈은 모의 실험을 통해 설계 과정상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제조 공정을 다각도로 테스트한 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현실 제조에 적용함으로써 더 정밀하고 개선된 생산 계획 수립이 가능해진다. 또 운영 프로세스의 효율성 극대화, 품질 개선, 비용 절감 등 기업의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계돼 합리적 의사 결정에도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제품 제조·생산 효율화 뿐만 아니라 ESG 경영, 지속 가능한 경영에도 유용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며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캡제미니 조사에 따르면 기업 800개사 중 456개사(57%)가 디지털 트윈을 지속적인 ESG 경영의 필수 기술로 지목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시제품 생산을 줄이고 생산 공정 오류를 최소화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고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필요성이 부각되며 확산 속도 역시 빠르다. 디지털 트윈은 비대면 트렌드, 자동화 시장 수요, 생산성 및 효율성 증대 요구에 대응 가능한 솔루션으로 제조업을 넘어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KB경영연구소는 제조업에서 입증된 원가 절감, 공급망 관리, 탄소 감축 효과를 토대로 디지털 트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는 여신, 기업 금융, 벤처캐피털 투자 등 각종 금융 투자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트윈 수요 증가가 솔루션 개발사와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성장으로 이어져 디지털 트윈 활용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료사진. 디지털 트윈의 개념.

▲자료사진. 디지털 트윈의 개념.

디지털 트윈 구현에 필요한 IT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디지털 트윈 개념과 적용 범위를 확장하며 산업 전반의 진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관리셸(AAS)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플랫폼 내에서 표준화된 디지털 트윈 사용으로 부서·업체 간 데이터 공유 시 불필요한 혼선을 줄이는 서비스다.

‘크라우드 엔지니어링’도 주목받고 있다. 제조사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디지털 플랫폼에 초기 단계의 제품 설계를 업로드하면, 개별 엔지니어들이 담당 부분을 구체화해 설계한 후 다시 디지털 트윈으로 플랫폼에 올리는 방식이다. 제조사가 최종적으로 각 부분을 결합해 설계를 완료하면 된다.

이밖에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된 업무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공간 문제 해결을 시도할 수도 있다. 디지털 트윈을 의료 분야로 확장해 개인별로 전신을 모델링,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우리 정부 역시 움직이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과 트윈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현재 2단계(과제)에 머물러 있는 기술 수준을 3단계(모의), 나아가 4단계(연합)까지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방석훈 KB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 디지털 트윈 솔루션 개발사들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유치로 해외 솔루션 기업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산업 가치 사슬 내 국산 디지털 트윈 솔루션 점유율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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