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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전력 상황’까지 오픈한 美, "더 하면 이긴다" 여론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3 08:16
USA UKRAINE DIPLOMACY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하고 러시아 전력 상황을 공개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공화당 반대를 뚫기 위해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이후 세 번째로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뒤 "나는 우크라이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데까지 우크라이나에 중대 무기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회 추가 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2억 달러(약 2600억 원) 규모 군사 지원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지원안 처리에 소극적인 의회를 향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지원액을 반영한 포괄적인 안보 예산안을 크리스마스 연휴 전에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월20일 이스라엘(143억달러·약 19조원)·우크라이나(614억달러·약 81조원) 군사지원과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의 대만 지원, 국경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하원 공화당 내부의 이견 속에 안건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고 용기를 보여줬다"고 자평하며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러시아에 대한 반격 실패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내 지원 피로감이 낳은 ‘회의론’에 대해 ‘성과론’으로 맞선 것이다.

미국 정보당국도 양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러시아가 전쟁에서 막대한 손실을 봤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는 등 이런 ‘성과론’에 힘을 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첫 우크라이나 침공 때 투입한 병력 약 87%와 전차 약 63%를 잃었다.

이에 대해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손실 규모 때문에 전투력을 유지하려면 엄청난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022년 후반 30만명 부분 동원령을 발표했고, 수감자와 고령자 모병을 허용하기 위해 기준을 완화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인력과 군사장비를 너무 많이 잃어 러시아군 현대화가 18년은 늦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 ‘키’를 쥔 의회 수뇌부도 찾아 신속한 지원을 강력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상원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싸움은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슈머 원내대표는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얻으면 그는 이길 것"이라며 미국 지원이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매코널 원내대표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 호소에 "영감을 주었고, 단호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예산안 처리 일정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0월말 하원의장 선출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에 줄곧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우리는 옳은 일을 하고 싶다"며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대(對)우크라이나 지원보다 남부 국경 통제 강화를 위한 예산 투입과 이스라엘 지원을 우선시하는 상황이다. 미국 내 여론 역시 사실상 공화당 주장에 가깝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T와 미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이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에 군사·재정 지원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48%에 달했다.

반면 "적당한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 "충분히 지출하고 있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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